한국, 「뮌헨」행 유리한 고지 확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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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한국축구는 28일 적지에 뛰어들어 호주와의 1차 전을 0-0으로 비김으로써 당초의 목표를달성, 「뮌헨」을 향한 유리한 고지에 올라서게 됐다.
이 1차 전에서 보인 한국의 「플레이」는 철저한「클로스·마크」와 투지의 결정체로서 일찍이 볼 수 없었던 선전이었으며 전략으로도 성공한 회심의 일전이었다 하겠다.
한국은 지난5월의 대「이스라엘」전에서도 선전했지만 이번의 경우는 그 보다 더 잘 싸운 한국축구사의 백미였다. 전략적으로 볼 때 한국이 김재한만을「포스트」에 박아놓고 「올·디펜스」 로 나와 호주의 공격을 「미드·필드」부터 「클로스·마크」로 철저히 봉쇄한 것은 완전히 성공한 것이었으며 그만큼 수비의 유기흥·박영태를 비롯해 GK 변호영이 빛을 내도록 잘 싸웠다 하겠다.
반면 호주는 한국을 가볍게 보다가 단조로운 문전 「로빙」과 「센터링」이 듣지 않자 급급하게 중앙돌파의 총공격, 오히려 수비의 헛점을 나타내 최소한 3차례나 위기를 맞았다.
이런 점으로 볼 때 호주는 선수 개개인의 부진한 「플레이」 속에 전략적으로 한국의 「페이스」에 말려든 셈이며 이는 어쩌면 71년 서울에서 열려 한국이 1-0으로 졌었던 「뮌헨·올림픽」때 「말레이지아」전의 역현상과 같 느낌을 주었다.
한국은 후반에 들어 한차례의 결정적인 「슈팅」을 놓친 박이천을 강태현으로 교체했는데 전반에서 차범근과 함께 눈부신 활약을 한 박을 뺀 것은 결과와 이유가 어떠했든 아쉬운 감이 없지 않았다.
2차 전이「홈·그라운드」이기 때문에 성급한 축구인들은「뮌헨·월드·컵」의「티키트」 는 따 놓은 것이나 다름없다고 말하는 이도 있다.
그러나 낙관은 금물이다. 우리가 1차 전처럼 싸운다면 최소한 다시 비길 수는 있어도 단 1「골」이라도 이기기 위해서는 필연적으로 승리를 위한 전략이 따라야 할 것이며 이렇게 되면 상대적으로 전원수비작전을 펼 수 없어 실점할 가능성도 있어 결코 낙관은 할 수 없다는 얘기다.
이같은 모든 점을 감안할 때 우리가 2차 전에서 승리하는 길은 정신력으로 호주를 다시눌러 주도권을 장악하면서 「올·어태크」나 「올·디펜스」도 아닌 정상적인 「플레이」를 전개, 득점 「찬스」를 정확히 잡아 승패를 굳히는 길 뿐이라 하겠다.<윤경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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