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교 앞 노름판-어른들이 다리 위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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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서대문구 홍제국민학교 앞 홍제 제2교위에 매일 2백여 명의 어른들이 나와서 10원에서 50원까지의 돈을 걸고 「나일론·뽕」·「육백」등의 돈내기 화투놀이와 돈내기 장기, 윷놀이 등 노름판을 벌이고 있다.
또 홍제국민학교 7천여 어린이들의 등·하교 길목인 이 다리 옆에 있는 유진상가 보도에서도 매일 하오4시쯤부터 홍제동과 홍은동 일대의 노인들과 17, 18세의 불량청소년들이 5백원씩의 돈을 걸고 화투·장기놀이를 하고있어 홍제국교 어린이들에게 사행심을 조장하고있다.
이 학교어린이들은 수업을 마치고 돌아갈 때마다 돈내기 화투놀이를 구경하는 바람에 화투놀이방법을 아는 어린이가 상당히 많은 실정.
홍제초교 2학년 정모군(9)과 5학년 이모군(11)은 하교 길에 어른들의 화투놀이를 자주 보아왔기 때문에 「나일론·뽕」과 「육백」등을 칠 수 있다고 말했다. 노름꾼들은 주로 홍은동과 홍제동 일대 노인들과 유진상가 일부상인, 일정한 직업이 없는 40, 50대들이며 이들의 일부는 홍제국교에 자녀를 두고있다고 한다.
화투놀이만은 지난 6월쯤에 이 일대 노인들이 무더위를 피해 유진장가 그늘에 나오면서 심심풀이로 시작한 것이 어느덧 하루 행사처럼 매일같이 서게됐다는 것이다.
홍제초교 임종태 교장(50)은 『그 동안 이들 노름꾼을 단속해달라고 서부경찰서 등에 진정해 봤으나 단속 때만 자취를 감추는 등 근본적으로 없애지 못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 유진강가 가의46호 이갑훈씨(30)는 매일같이 상가 앞에 모여드는 노름꾼들이 술까지 마시며 자주싸움을 벌여 어린이들의 정서교육에 큰 해를 주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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