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뇌염 감염비율「4세 이하」가장 높다|국립보건 원 조사결과 지금까지는 5∼9세가 위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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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5∼9세의 어린이들에게 가장 많이 유행해 온 일본뇌염이 올 가을엔 0∼4세의 어린이들에게 더 유행할 우려가 짙다. 지금까지 가장 많은 유행지역이었던 전북 등 평야지대보다 서울·부산 등 도시지역의 유행 위험성이 배나 더 높아졌다. 이 같은 일본뇌염의 유행양상은 국립보건 원이 지난 3월부터 5월까지 서울·부산·전북 등 3개 지방에서 각 연령층 4백14명의 혈액을 채취, 일본뇌염에 이길 수 있는 항체(면역체) 보유율을 조사한 결과 추정됐다.
4일 이 역학조사에 의하면 연령 군별 항체보유율은▲15세 이상이 평균 73·4%(1백69명중1백24명)로 가장 높고▲10∼14세 26·8%(71명중 19명)▲5∼9세 17·9%(95명중 l7명)로 나이가 어릴수록 점차 낮아져▲0∼4세는 조사대상 79명중 1명도 항체를 갖지 않은 것(0%)으로 나타나 면역성이「제로」임을 나타내 주었다.
조사대상은 모두 과거「백신」접종을 받지 않았고 일본뇌염에 걸린 적(현증 감염)도 없는 사람을 대상으로 했다.
따라서 15세 이상은 4분의 3이 과거 일본뇌염「바이러스」의 침입을 받았으나 발병하지 않은 불현성 감염(일본뇌염은 감염인 1천명 중 최고 4명 정도만 발병)으로 모르는 사이에 종신면역체가 산 생, 앞으로 또 감염된다 해도 절대 안전하나 0∼4세는 이 불현성 감염에 의한 면역체 산 생이 그 동안 안돼 일본뇌염 안전 권에 든 어린이가 거의 없는 것으로 밝혀졌다.
또 지역별 항체보유율은▲서울 22·1%(1백33명중 30명)▲부산 39·7%(1백26명중 50명)▲전북 52·6%(1백52명중 80명)로 전북만 절반이상의 어린이가 이미 안전 권에 들었을 뿐 서울과 부산은 4분의 3내지 3분의 2의 어린이가 아직도 일본뇌염의 위험 앞에 놓인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적으로는 4백14중 1백60명이 항체를 가진 것으로 나타나 38·6%의 보유율을 보였다.
보건 원은 0∼4세의 어린이에서 항체를 찾아볼 수 없는 원인을『49년부터 68년까지 연간 1천명 이상 환자를 내며 대유행하던 일본뇌염이 69년부터 4년간 1백 명 미만으로 크게 약화되는 바람에 불현성 감염의 기회가 줄어들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하고 각 가정에서 이 연령 군에 대해 각별한 주의를 기울이도록 당부했다.
또 전북 등 지방이 도시보다 항체보유율이 높은 것은 그 동안 일본뇌염이 농촌 지방에서 크게 유행, 자연면역이 더 많이 됐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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