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피서지에 땅값 열풍 「바캉스」여파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7면

「바캉스」열풍이 휩쓸고 간 뒤끝의 관광지나 피서지마다 이번엔 땅값 열풍이 분다. 올 여름「바캉스」인파로 붐볐던 낙산·설악산·내장산·무주구천동·부안 변산 해변 등 거의 모든 관광·피서지의 땅 값이 들먹거려 평균2∼3배나 뛰고 있으며 김천 직지사 일대의 임야는 최고3배까지 기록적으로 치솟고 있다. 도심지 땅 값의 상승율에 비해 거의 거들떠보지 않던 시골의 계곡과 해변의 땅이 금싸라기로 변해 가고 있는 것은 해마다 열기를 더하는 「바캉스」의 여파.
이처럼 땅값이 뛰는 것은 ▲「바캉스·붐」을 타고 「레저」시설 투자가 늘어났고 ▲상당수의 지역이 국·공립공원으로 지정, 개발을 앞두고 있는데다가 ▲서울·부산 등지의 부동산 업자들의 투기까지 겹쳤기 때문이다.
땅값이 가장 많이 뛴 김천의 고찰 직지사일대 임야는 정부가 사찰 경내까지 도로를 포장한다는 계획이 알려진 뒤 평당 30∼40원 하던 야산땅값이 1천원으로 올랐다. 7백∼8백원 하던 논·밭도 8월 들면서 부쩍 치솟아 4배인 3천원에 거래되고 있다.
낙산해수욕장·설악산입구 등 동해안 관광개발 예정지도 이에 못지 않은 땅값 폭등 지대.
지난해까지 평당 7백원 하던 낙산 해수욕장의 논과 밭 값이 7천원으로 10배나 올랐고 설악산 입구 양양군 강주면 둔전리·상복리 일대 야산도 20∼30원에서 3백원으로 올라 평균 10배의 인상율을 보였다. 남설악의 관광지로 올 들어 각광을 받기 시작한 양양군 서면 오색리 지구는 동해안 관광지역에서 다소 열기가 떨어지나 3∼4천원 하던 논밭 값이 7천원으로 2배 가량 올랐다.
다음으로 땅값이 많이 뛰고 있는 곳은 경북 도립공원조성지구로 지정된 구미읍 금오산 지역. 계곡 깊숙이까지 들어간 폭4m의 현 도로를 12m로 넓히게 돼있어 부근 사유지는 1천원 미만 하던 것이 3∼5천원으로 뛰었다.
또 부안 변산 해수욕장 일대의 땅값(전답)도 8백원∼1천원에서 1천5백원∼2천원으로 올랐고 내장산 국립공원일대 개발 예정지도 7백원∼1천원에서 1천5백∼2천원으로 올라 평균 2배의 인상율을 나타냈다.
이밖에 땅값 인상 바람은 내륙지방의 관광지도 빼놓지 않고 불어 무주구천동의 경우 1천∼1천5백원 하던 땅 값이 1천5백원∼2천원으로 50%가량 올랐고 광주 무등산 일대도 30%가량 올랐다.
한편 이 같은 관광지의 땅 값 인상 바람으로 「레저」시설 실수요자들은 실제 땅을 구하지 못하고 되돌아가기 일수이다.
이양의 부동산 소개업자 안재흥씨는 『서울서 땅을 사러 오는 사람이 많으나 팔 땅이 없어 소개하지 못한다』고 말하고 있으며 재미 교포 박 모씨(49)는 강원도 일대에 7, 8층 「호텔」 10여 개를 짓기 위해 지난달 후보지 물색에 나섰으나 역시 땅값이 맞지 않아 되돌아갔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