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재인 폭포·한탄강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오늘은 가족적으로 즐길 수 있는 당일 「코스」를 두 군데.
이미 가본 이도 더러 있었겠지만 이 두 곳은 38선 이북인데다가 비교적 전선에 가까운 곳이어서 자연 발길이 뜸해지는 것이 실정이라 하겠다.
그러나 현재 서울 주변에는 안심하고 들어가도 좋은 소위 공해 없는 청정수는 이미 찾기가 어렵게된지 오래이다. 또한 사람이 많이 가는 곳은 자연 오염되게 마련.
이런 점에서 볼 때 이 두 곳은 한번 찾을만한 값어치가 충분히 있다고 하겠다. 예상과는 달리 인심도 순후하며 친절하여 새삼 북녘에 가까운 이 곳에 대한 인식을 달리하게 되리라.
모두 서울서 약 2시간 반은 걸리므로 일찍 떠남이 좋다.
①재인 폭포 동두천∼전곡 경유인데 물이 아주 깨끗하다. 폭포 상류에 전혀 인가가 없는 때문이다.
폭포가 있는 계곡은 우리가 보통 갖자있는 개념의 계곡과는 아주 다르다.
평지에서 땅이 푹 꺼져있다는 느낌을 주는 계곡이다. 폭은 그다지 넓지 않으나 양쪽은 꽤 높은 바위 벼랑이어서 마치 제주도의 소위 유년계곡(도봉산 우이동 등은 물론 노년계곡, 지학상의 명칭)의 인상을 준다.
폭포는 23m정도로 상당히 높으며 이 계곡 안에 연천군이 꽤 많은 비용을 들여 휴게소등 설비를 해놨다. 폭포 골짜기에도 물이 많지만 약2백m 내려가면 한탄 강이 흐르고있어 낚시도 하고 여기서 놀아도 된다. 여기만큼 물이 깨끗한 곳도 드물다.
②한탄강 계곡이라고 막연히 불러서는 안 된다. 한탄강은 임진강 상류로서 아주 긴 강이다. 보통 유원지처럼 알고 있는 「한탄강」은 실지로는 고석정과 순담 두 군데를 말한다.
▲고석정=한탄강 중에서도 상류여서 앞에 소개한 재인 폭포는 훨씬 아래쪽.
정자처럼 생긴 거대한 바위가 강 가운데 높이 치솟고 있다. 꼭대기에 올라갈 수도 있으며 그 아래로는 넓은 바위가 여러 곳 깔려있어 상인이 천막 친 자리를 빌려준다.
평지에서 깊이 패어 있는 협곡이므로 보통 강변과는 풍경이 아주 다르다. 한탄 강 일대에만 있는 특이한 경승지이다.
▲순담=고석정과 연결된 구역이지만 가는 길이 다르다. 맑은 물과 널찍한 바윗돌이 강변에 무수히 깔려 있어 이상 두 곳 다 수영복을 지참할 것.
교통은 모두 지포리(신 철원·철원군청 소재지)를 지나서 바로 거기이므로 마장동에서 철원행 「버스」(단 학지리 경유)를 타고 가다가 고석정 가는 분은 차장에게 고석정 입구에서 내린다고 말할 것. 지포리서 10리 지점이다. 요금은 지유리와 동액.
순담은 지포리를 떠나 1km쯤 가다가 왼편에 KBS중계 「안테나」가 보이면 곧 군탄리 마을이 나타난다.
여기서 하차하여 왼쪽으로 2km쯤 걸어야 하므로 전세 「버스」나 「마이카」쪽에게 적합. 강변까지 도로가 있으며 제법 규모가 큰 기독교의 기도원(수도원이 아님)이 있는 곳. <끝>

<교통>
재인 폭포에 가려면 전곡에서 내려 고문리 행 「마이크로·버스」를 갈아탄다. 고문리에서 폭포까지는 10km이며 「택시」로 6백원. 고석정은 서울 마장동서 화지리 경유 철원행을 타고 가 고석정 입구에서 내려 3백m쯤 왼쪽으로 걷는다. 순담은 군탄리에서 물으면 된다. 미아리의 대지극장 옆(영종 여객)에서 운천까지 가서 거기서 갈아타도 된다.

<숙식>
순담은 가게가 하나 있을 뿐 민가가 없다. 고석정엔 여인숙과 정자도 있다. 모두 점심을 휴대함이 좋을 듯. 두 곳 다 「캠핑」가능. 재인 폭포도 「캠핑」엔 적합하나 여관은 없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