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랑의 동북아로 눈 돌리는 오바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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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4면

하와이에서 휴가 중인 오바마 대통령이 지난해 12월 31일 빙과를 먹고 있다. [카일루아 로이터=뉴스1]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지난해 말부터 하와이에서 겨울휴가를 보내고 있다. 1일로 11일째인 이 휴가는 5일 끝난다. 재충전을 마치고 나면 복잡한 국내·국제 정치가 그를 기다리고 있다. 외교 분야에선 4월로 예정된 아시아 순방이 초미의 관심사다. 수전 라이스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지난해 11월 조지타운대에서 ‘아시아에서의 미국의 미래’란 강연을 통해 오바마 대통령의 4월 아시아 방문 일정을 전격 공개했다. 당시 라이스 보좌관은 “아시아·태평양 재균형 전략은 오바마 외교 정책의 코너스톤(주춧돌)”이라고도 말했다.

 반면 이 일정이 공개된 뒤 동북아 정세는 급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느닷없이 방공식별구역을 선포해 동중국해에서 미·일 대 중국 간 신경전이 고조됐다. 연말에는 아베 신조 일본 총리가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해 한·중 대 일본 간 긴장 전선도 형성됐다.

 집권 2기를 맞아 아시아 중시 전략을 재점화하려는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동북아에 형성된 긴장국면이 달가울 수 없다. 미 정부 당국자들은 기회 있을 때보다 동북아에서 ‘현상 유지’를 최선의 정책 목표라고 설정해 왔다. 하지만 미국이 아시아 중시정책을 강조하고 나서면서 중국의 선제적 견제가 점점 노골화하고 있으며, 한국과 일본의 움직임도 분주해졌다. 당장 야치 쇼타로 일본 국가안보회의 초대 사무국장 내정자가 1월 초 백악관을 방문해 라이스 보좌관을 만날 예정이다. 한국도 이에 맞서 윤병세 외교장관이 1월 미국을 방문한다.

 싱크탱크인 신국가안보센터의 패트릭 크로닌 선임연구원은 “중국을 중심으로 한 아시아 국가들의 기선 잡기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오바마 대통령으로선 미국의 역할론을 이 지역에서 재강조할 필요가 커졌다”고 말했다.

워싱턴=박승희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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