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칠 색의 어족 꿈같은 군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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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이름을 알 수 없는 고기떼들이 모여들었다가「주거침입」한 것이 사람임을 알고는 후닥닥 흩어졌다. 영롱한 색을 가진 작은 것들은 재빠르게 몸을 돌렸으나 몸집이 큰 흑 도미는 항공모함이 지나가듯 쑤욱-눈앞을 지나간다.
약간 오만한 태도. 뒤 따라 가자 도미는 아름다운 산호 밑으로 잽싸게 숨어 버린다. 『여기는 내 집이야』.산호 밑을 들여다보니 마치 낙원이다. 꾸르륵 꾸르륵… 「애퀄렁」의 배기 거품소리에 모여들었다가 놀라 달아났던 놈들이 모두 여기에 숨어서 이쪽을 내다보고 있는 것이 아닌가.
그 수천의 눈들이 야광주 같이 빛나며 「다이버」를 감시하고 있다. 수경의 유리너머 보이는 경관은 방안에 놓아둔 열대어의 수조를 바라보는 것과는 비교가 안된다. 산호가 뿌리박고있는 해저에 뭔가 움직이는 것이 보인다.
수중 총 끝으로 살짝 건드리자 돌멩이 같은 촉감-해삼이 죽은 체 하는 것이다.
갑자기 한가롭던 작은 고기떼가 긴장하듯 예쁘장한 지느러미를 파르르 떤다.
위험신호다 .돌아보니 육중한 큰 고기 한 마리가 이쪽으로 다가오고 있었다.<본사수중 촬영대 조용훈 부장, 양영훈 기자, 김춘광 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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