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영장의 안전 수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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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폭염에 쫓긴 인파로 수영 「풀」은 초만원이다. 시원한 냇물이나 바다가 없는 도시의 시민들에게는 그나마 비좁은 「풀」이라도 고맙다. 그러나 마냥 고마와 할 수만은 없다. 잘못 관리된 「풀」은 갖가지 질병을 옮겨주는 매개체이기 때문이다.
「풀」에서의 안전 수칙을 살펴본다.
의학적으로 볼 때 수영 「풀」에서 가장 문제되는 것은 수질 오염. 즉 물이 더럽혀지는 것을 막는 일이다.
물이 더럽혀지면 무서운 세균들이 들끓게 마련이고 그만큼 장「티푸스」를 비롯한 수인성전염병과 눈병 (안질), 그리고 각종 피부병이 옮을 기회가 많아진다.
따라서 어느 나라건 「풀」의 오염 문제는 엄하게 다스린다. 우리 나라에서도 「풀」의 오염 허용 기준을 정하고 있는데 그 내용을 살펴보면 ①일반 세균 수는 1㏄당 1백 이하여야하고 ②대장균은 전혀 없어야하며 ③수소「이온」 농도 (PH)는 7·0 이상 ④잔류 염소는 0·4∼0·6PPM을 유지하도록 되어 있다. 그리고 정화 시설도 아울러 갖추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러한 기준은 「풀」을 이용하는 시민들의 건강을 지켜줄 최소 한도의 안전판에 지나지 않는다.
이 안전판은 그 「풀」의 정원을 어기거나 환수 시설을 갖추지 않을 때는 쉽사리 무너지고 만다.
때문에 외국에서는 정원을 어기거나 시설 기준을 지키지 않을 때는 무조건 법적 제재를 가하고 있다. 우리 나라의 경우 서울만 해도 시가 직접 운영하는 7개의 「풀」을 비롯해서 모두 60여개 「풀」이 있는데 정원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주만 보더라도 대부분의 「풀」에 정원의 5, 6배가 넘게 입장, 수영을 한다기보다 그저 물에 몸을 담그는 정도였었다.
따라서 아무리 훌륭한 「필터」를 끼는 등 정화 시설을 갖춘다해도 정원제가 지켜지지 않는다면 아무런 소용이 없는 것으로 평가되고있다.
「풀」성 질병이라는 용어가 생길 경도로 「풀」에서 옮는 질병도 많고 또 그 증상도 심각하다. 작년 「풀」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유행했던 「아폴로」눈병은 너무나 유명하다. 「바이러스」가 원인인 이 눈병을 「풀」성 결막염이라고 부르는 이유도 바로 이런데 있다.
장「티푸스」·이질·「바이러스」성 간염도 「풀」에서 옮는 전염병들이다. 한편 피붓병의 위험도 항시 도사리고 있다.
이와 같은 「풀」성 질병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첫째 오염 허용 기준과 시설 기준, 그리고 정원을 꼭 지키고 둘째 수영장은 「풀」에 들어가기 전과 나와서 반드시 수도물로 전신을 깨끗이 씻도록 한다. 특히 「풀」에 들어가기 전에는 「머리끝에서 발끝까지 비누로 깨끗이 씻는 태도가 무엇보다도 중요하다. <김영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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