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 우승컵 두개 반집이 선물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4면

'반집'은 존재하지 않는 허수다. 반집은 실력이라기보다는 운의 영역이라고도 한다. 그러나 반집은 너무도 종종 승부를 가른다. 최근 관심을 모은 유시훈7단의 일본 NEC배와 쿵제(孔杰)7단의 중국 리광(理光)배 우승컵도 반집이 만들어준 선물이었다.

▶유시훈의 NEC배 우승=NEC배는 상금이 1천5백만엔(1억5천만원)이나 되지만 제한시간 각 10분의 초속기전이다. 유시훈7단이 결승에서 만난 상대는 최근 '10단'타이틀을 놓고 왕리청9단과 겨루고 있는 신예 강호 다카오 신지(高尾神路)8단. 8일 도쿄에서 벌어진 결승전은 3백37수까지 가는 격전의 연속이었는데 계산을 해보니 흑을 쥔 유7단의 반집승. 최근 컨디션이 좋지 않았던 유시훈에겐 가뭄의 단비같은 행운의 우승이어서 이것이 슬럼프 탈출의 계기가 되어줄 것 같다.

▶쿵제7단의 리광배 우승=중국내 기전인 리광배에서 류싱(劉星)6단이란 샛별이 단연 두각을 나타냈다. 그는 랭킹1위 왕레이(王磊)8단과 구리(古力)7단을 꺾으며 결승에 올라 파란과 돌풍의 주인공이 됐다. 구리7단은 후야오위(胡耀宇)7단.쿵제7단과 함께 중국의 신예 3강으로 꼽히는 실력자.

9일 베이징(北京)의 결승전은 쿵제7단과 류싱6단이 맞서며 중국을 이끌어갈 차세대 기사들의 대결장으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결과는 3백7수까지 가는 대접전 끝에 백을 쥔 쿵제가 반집승을 거두며 우승상금 8만위안(약 1천2백만원)을 차지했다. 참고로 중국은 덤이 7집반이고 일본의 NEC배는 5집반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