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딸이 중국에 다녀오다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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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내딸이 우리나라 사람으로는 처음으로 중공에 다녀오다니 꿈만같습니다.』
26일 나명균씨(76·서울 서대문구 천연동107의3) 집은 온통 중공에 다녀온 장녀 순옥씨 (42) 이야기로 꽃을 피우고 있었다.
미국에 살고있는 순옥씨 부부의 중공행 소식이 나씨집에 전해진 것은 지난 5월19일밤, 중공에 가기 위해 동경에 도착한 순옥씨가 어머니 김룡희씨 (68) 에게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
『처음에는 약간 불안한 생각이 들었어요. 하지만 유덕형씨의 「모스크바」방문, 전택보씨·김용완씨 등이 계속 소련에 다녀오는 일이 보도되는 것을 보면서부터 마음이 놓이게 됐다』고 김여사는 말했다.
『미국에 유학한 다음 중국인과 결혼한다고 편지해와 아버지께서는 몹시 언짢아 했습니다. 7년전 어머니 환갑때 누님과 자형이 함께 귀국, 환갑잔치를 차리고 이번에 중공에 들어갔다 오면서·자형에 대한 생각이 달라졌다』고 2남 종표씨는 귀뜸했다.
나순옥여사는 미국에서도「샌프런시스코」칫과의사부인회 부회장으로 사교계에서 활약이 대단하다는것.
지난 23일저녁 동경경유 잠시 귀국할 것 같다는 소식에 온가족이 나여사가 좋아하는 오이소박이를 담그고 기다렸으나 순왕씨 부부는 「스케줄」에 매여 귀국 못하고 곧장 미국으로양해 온집안 식구가 서운해했다.
『상해는 우리형님(나용균씨·전국회부의장)이 독립운동을 하던 곳이지요. 순옥이가 그곳을 다녀오다니!』 나명균씨는 또다른 감회에 잠기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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