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 선 소비자들 헛걸음 일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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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메리야스」제품가격의 안정을 위해 상공부가 지난4월 28일「모델·케이스」로 설치한「메리야스」공판장(중구 을지로4가· 삼풍상가)이 암상인들의 활동 무대로 변했다.
공판장 개장시간은 상오 10시부터 하오7시까지인데 매일 상오 8시쯤 부터 여인들이 줄을 서기 시작,구입 순서표를 타기 위해 삼풍상가 동쪽「베란다」는 상오 9시도 안돼 3∼4백명의 암상인들로 꽉찼다.
이 바람에 소문만 듣고「러닝·샤스」「팬티」을 사러 들렀던 선량한 소비자들은 번거러워 돌아가거나 정오만 지나도 이들 상인무리의 매점 때문에 알맞는 물건이 없어 허탕을 치기 일쑤다.
18일 상오 11시쯤 「팬티」를 사러온 가정주부 김민자씨(28· 용산구 3동) 는 구입표가 없다고 안판다면서『값이 좀 비싸더라도」집 부근 시장에 가서 편하게 사인지, 누가 줄을 서겠느냐고 발길을 돌렸다. 또 다른 가정주부 함현정씨(47·종로구 인의동)는 이날 상오10시40분 쯤 공판장 문을 나서면서 『벌써 3∼4일째「팬티」를 사러왔으나 번번이 못사고 간다』고 했다.
공판장을 관리하는 대한「메리야스」공업 협동 조합 연합회에서는 구입표를 나눠주고 한사람이 10매이상 못사게 했으나 구입표를 50원에 사고 파는 일까지 생겼다.
지난15일 상오 최 모여인(44·서대문구 창천동)은 영등포구 흑우동에 산다는 30대 청년에게 1만5백원을 러닝·샤스 값으로 주었는데 18일 낮까지 나타나지 않는다고 하소연 했다.
이 같은 현상은 면제품이 달려 「메리야스」성수기인 요즘 ⓛ공판장서 2백 10원인 어른용 38수「러닝·샤쓰」가 시중서는 3백원까지 ②1백원하는 여자삼각「팬티」가 시중서는 1백 50원까지 팔리는 등 1백원 안팎의 「마진」이 있기 때문이다.
공판장 (삼풍 상가 242243호) 주변의 점포상인들은 여자 암상인들이 하루에도 수십번씩 공판장을 드나 들다가 직원들에 붙들려 언성을 높이는 등 혼잡을 이루는 바람에 장사에 지장을 느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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