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분양시장 이끌 ‘쌍두마차’재개발·재건축, 위례신도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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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정일기자] 내년 분양 계획이 대형 건설사를 중심으로 윤곽을 드러내고 있다. 올 하반기 서울 강남 재건축 단지 분양 인기로 그동안 지지부진하던 재개발·재건축 사업장이 잇따라 공급 일정을 확정하고 있다.

건설업계에 따르면 시공능력 순위 10대 대형 건설사의 내년 분양 예정 물량은 약 9만가구로 올해 분양실적 7만5172가구에 비해 20%가량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그동안 표류하던 수도권과 지방의 재개발·재건축 사업장들을 내년 분양 예정 물량에 대거 포함시키면서 전체 물량이 늘어났다.

실제로 다음달에 전국에서 4600여 가구가 공급될 예정이다. 분양 비수기에 아파트 공급이 많은 이유는 올해 공급하려던 물량의 분양 시기가 늦춰졌기 때문이다. 부동산정보회사인 닥터아파트에 따르면 내년 1월 전국 분양 예정 물량은 7곳 4619가구(주상복합 포함)에 이른다.

양도세 면제 이달 말 종료

1월 물량으로는 광교신도시와 김포한강신도시 등에서 1만5000가구가 분양됐던 2010년 1월 이후 4년 만에 가장 많다. 올해 1월에 비해서는 40% 정도 늘어난 수치다. 하지만 최근의 분양 열기가 내년에도 이어질지는 좀 더 두고 봐야 할 것 같다.

이달 말을 끝으로 양도소득세 한시 면제 혜택이 종료되기 때문이다. 한 시장 전문가는 “1월 분양 물량이 많은 것은 시장 상황이 좋다기 보다는 밀어내기 영향이 크다”고 진단했다. 그래서 건설업체에서도 성장성과 수익성 정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 대형 건설업체의 주택사업 담당은 “(내년 사업계획은) 밀어내기식 분양을 통한 외형 확장보다는 선택과 집중으로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고 말했다. 또 다른 업체의 관계자는 “수도권 재개발·재건축 사업이 한 데 몰리면서 미분양 리스크가 커지고 있다”고 우려했다.

여기에 미국의 양적완화 축소 등 대내외 변수도 분양시장엔 악재로 꼽힌다. 한 중견 건설업체 관계자는 “내년 초 시장 상황을 본 뒤 분양물량을 크게 줄이거나 아예 공급하지 않는 업체도 나올 수 있다”고 말했다.

주택 수요는 인기 지역에 집중될 듯

비록 분양 예정 물량이 늘긴 했지만 시장은 낙관적이지 않다는 얘기다. 주택 수요자들도 이른바 인기 지역으로 집중될 전망이다. 부동산정보회사인 부동산114가 수도권 거주자(20세 이상 남녀) 643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분양 희망 지역을 묻는 질문에 1순위는 서울 재개발·재건축이라고 답한 사람이 35.9%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올해 반포와 잠원·대치 등 전통적으로 입지 선호도가 높은 지역에서 물량이 다수 출시되면서 분양시장을 이끌었기 때문이다. 뒤를 이어 보금자리주택이 29.7%, 수도권 2기 및 위례신도시가 29.2%의 응답률을 보였다.

보금자리주택은 가격 경쟁력을 무기로, 위례신도시의 경우 입지 경쟁력을 앞세워 수요자들을 이끈 것으로 보인다. 1순위와 2순위의 응답률을 합한 총 응답률에서는 수도권 2기 및 위례신도시가 60.7%로 서울 재건축·재개발(60.3%)을 앞질렀다.

1순위에서는 6.7%포인트 차이로 서울 재개발·재건축의 응답률이 앞섰으나 2순위에서는 수도권 2기 및 위례신도시가 7.1%포인트로 앞선 것이다. 부동산114 함영진 팀장은 “내년 분양시장은 서울 재개발·재건축 단지를 중심으로 청약자의 관심을 끌 것으로 예상되나 이 수요가 동시에 수도권 2기 및 위례신도시 청약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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