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참깨 박사「노먼·E·한」씨 내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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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참깨가 동양의 전유 식품으로 생각하시겠지만 미국에서도 빵이나 과자의 장식용으로 연간 3∼5만t이 소비되고 있다는 사실을 아신다면 아마 깜짝 놀라실 것입니다.』미국에서 참깨 박사로 널리 알려진「노먼·E·한」씨의 첫마디다.
국제 참깨 주식회사 사장인「한」씨는 삼양 식품의 초청으로 지난 4월30일 내한, 국내 식품 업계를 두루 살피고 식품 영양 학자들과 특히 그의 전공인 참깨 재배 장에 대해서 의견을 나누었다고 한다.『참깨 재배에서 크게 문제가 되는 것은 참깨가 완전히 성숙해서 거둘 때 탁 터져 버리기 때문에 수확 때 손실이 크다는 점입니다. 그러나 종자를 개량하기만 하면 참깨 봉우리가 터지지 않아 수확 때 손실을 막을 수 있지요.』
그가「캘리포니아」대학 때 대학원에서 연구한 것은 바로 종자 개량에 의한 새로운 참깨 재배법이라는 것.
지금까지는 참깨가 단순히 빵이나 과자의 모양을 갖추기 위한 장식용으로 사용되었지만 최근에는 강건 식품으로서 참깨의 성가가 높아지고 있다고「한」씨는 소개한다.『동양에서는 참깨를 장수식품으로 여긴다지요. 이러한 믿음이 최근 미국에도 상당히 퍼지고 있습니다. 참깨의 영양학적인 성분이 밝혀졌기 때문입니다.』
더욱이 고혈압이나 동맥경화증을 비롯해서 당뇨병·암 등 소위 현대 문명병에 시달리는 구미 인에게 참깨가 강 전 식품으로 애용 받게 된 것은 너무나 당연하다는 얘기다.
참깨는 다량의「칼슘」과「비타민」E, 그리고 고급 불포화 지방산을 골고루 함유하고 있기 때문에 문명병의 예방에 안성맞춤인 식품이라는 것.
『그러나 최근 참깨의 껍질에「옥살레이트」같은 발암물질이 들어 있다는 연구 보고가 있어 이점 특히 주의해야겠습니다.』이런 점에 비추어 볼 때 참기름을 짤 때 독자적인 방법으로 참깨 껍질을 제거하는 한국의 기술은 세계에서 가장 앞서 있다면서 금주 중 귀국하는 대로 참깨 제피 기술을 세계에 널리 소개하겠다고「한」씨는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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