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란트」 수상의 외교 구상|「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와 회견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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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소위 동방 외교로 동서 해빙의 기수가 된 「빌리·브란트」 서독 수상이 현재 「워싱턴」 에서 「닉슨」 미 대통령과 정상 회담을 하고 있다. 「닉슨」의 금년도 중요 외교 목표인 대서양 동맹 관계 재조정의 첫 시도가 될 이 회담에서는 최근 「키신저」 보좌관이 밝힌 『신 대서양 헌장』이 진지하게 거론될 것으로 보인다.
다음은 「브란트」 수상이 미국 방문을 앞두고 『유·에스·뉴스·앤드·월드·리포트』지와 가진 회담에서 밝힌 그의 외교 구상을 간추린 것이다. <외신부>
-서구가 미국에 대해 요구하는 바는 미·소간에 상호 감군이 합의 될 때까지 미군 주둔을 유지하겠다는 확실한 언질인가? 『물론 나로서는 상호 균형 감군 (MBFR) 협상이 진전을 보이지 않는 한 일방적 감군 에는 반대이다. 그러나 만약 미국이 일방적 감군 쪽으로 정책을 밀고 나갈 경우 대서양 동맹국간에 협의를 거칠 것으로 확신한다.
따라서 나의 대답은 미소의 일방적 감군 이라는 새로운 사태가 발생할 경우 현존하는 국제 기구나 심지어는 정상 회담까지 활용해서 모든 동맹국들이 이 문제를 토의할 것이라는 것이다.』

<동맹 관계 유지 바람직>
-서구는 왜 자신들의 방위를 위해 미군의 도움이 필요한가? 『먼저 대서양 동맹이라는 전체적 측면에서 이야기해 보자. 효과적인 동맹 관계가 「유럽」인 뿐이니라 미국인들의 이익이 된다는 가설이 사실이라면 미군 주둔은 단순히 「유럽」인을 돕는다는 의미만을 갖는 것은 아니다. 그것은 대서양 동맹 관계의 양상 사고가 공동의 이익을 추구하는 것을 뜻하는 것이다.
그것은 「유럽」인이 어떤 분야에 있어서는 과거보다 더 큰 부담을 걸머질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는다. 비율로 보아「유럽」 각국의 부담은 이미 늘어났다. 그리고 동 서구간의 세력 균형 면에 있어서 핵무기만이 중요한 것은 아니다. 따라서 핵 저지력에 덧붙여서 상당수의 미군 주둔은 동맹 관계를 위해 중요한 것이다.
-서구는 자체의 핵 저지력을 보유할 필요가 있는가?
『서독 수상으로서 서구의 독자 핵력을 사고의 중심으로 하고 있다는 인상을 주는 것은 현명치 못하다. 서독 정부는 당분간 핵무기 보유 야망을 갖고 있다는 인상을 피해야 할 것이다.
적어도 현정부는 기존 방위 제도에 만족하고 있다.
하지만 이미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는 영국과 「프랑스」가 새로운 필요성과 가능성을 갖게 될 날이 오리라는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다. 그때는 이들이 서독과 협의할 것으로 보이나 이건 먼 훗날의 이야기이다.

<핵 보유 야망은 없어>
앞으로 여러 해 동안 세계 평화의 추진력으로서의 미국의 핵력을 대치할 능력은 어디에도 없다고 본다.』
동구에서는 실제로 공산 측 군사력이 증강되고 있는가?
『그렇다. 나는 그들이 잘못된 길로 정책을 밀고 가고 있다는 인상을 받고 있다.』
-「베를린」은 아직도 위기 가능성을 가진 「요주의」 지역인가?
『71년에 이룩한 협정 (「베를린」협정)은 장기적으로 「베를린」의 장래에 새로운 가능성을 부여했다. 앞으로 문제가 발생하지 않으리라는 보장은 없지만 적어도 지금까지 「베를린」 통행 문제에 대해서는 난점이 없었다. 비교적 짧은 기간 동안에서 「베를린」인은 3백만 회나 동「베를린」과 동독을 방문했다.

<상호 이익 위해 힘써야>
동독의 경우는 20년만에 처음 있는 일이었다. 「베를린」이 위기 지역의 범주에서 벗어날 가능성이 상당히 많아 졌다고 볼 수 있는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해서 동서간의 관계 완화는 동구 제국에 대한 소련의 간섭을 약화시키고 있는가?
『우리가 만약 동서 관계를 재조정 해감에 있어서 두 강대국 중 하나를 약화시킨다는 식으로 생각한다면 큰 진전을 보기가 힘들 것이다. 이 작업은 서구 제국과 미국·소련을 포함한 모든 관계국에 이익을 가져오는 방향으로 발전해 나가야 할 것이다.
지난 20년 동안 우리는 동구 제국이 스스로 와해되어 버릴 것을 기대해 왔지만 별 성과가 없었다. 강대국은 군소국이 자기들의 「블록」에서 탈퇴하는 것이 해롭다고 느꼈다.
여기에서 우리는 어떤 교훈을 얻을 수 있는가? 문제를 재조정하고 약간의 진전을 기대해야만 된다는 것이다. 따라서 통상·과학·문화·경제 등 분야에서 교류를 넓혀야 된다. 이런 것이 변화에 기여하게 된다. 근본적인 변화는 우리 세대에는 오지 않겠지만 다음 세대에는 올 수도 있을 것이다.』

<동독인, 서독 방문 많아>
-양독간의 방문은 지금 어느 정도로 더 자유로와 졌는가?
『동독 측은 노인들의 서독 방문 외에 출생·결혼·질병 등 가족의 위급 사태가 일어날 경우 동독 인의 서독 방문을 허용하고 있다. 시간이 지나면 여기에 또 다른 방문 「리스트」를 첨가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방문은 동독 당국자들에게 새로운 문제를 안겨 주고 있다. 정도 이상의 자유 분위기를 도입할 경우 공산국가를 통치하기가 이리 쉽지 않게 되는 것이다.』

<총독은 다음 세대에나>
-귀하는 귀하의 생전에 독일이 통일될 것으로 생각하는가?
『금년 말이면 나는 60세가 된다. 지나치게 오래 살 것 같지도 않다. 따라서 상식적 판단으로 동독 문제는 다음 세대에 물려줘야겠다.』
-귀하는 미국이 진심으로 통일된「유럽」을 원하고 있다고 보는가?
『그러기를 바랄 따름이다. 요즘 와서 미국과 「유럽」간에는 약간의 문제가 생기고 있지만 미국인이 좋아하건 않건 간에 종국에 가서는 구주 통합이 이루어질 것이라고 단언한다. 그것은 미국에도 유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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