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일에 산다(1056)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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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5백년왕조의 왕도는 전 근대적인 방위 도시답게 축성의 묘리만을 노리다가 산악도시가 되어버렸고 근대화 도상의 수도는 선조 덕분에 세계에서도 드문 성벽도시로서 엎어지면 코 닿을데에 2∼3백m의 울창한 야산들이 옹기종기 자리잡고 있어 60∼70대의 조부모들의 노구로도 넉넉히 젊을때의 다리힘을 과시할 수 있고 불과 4∼5km 안팎의 둘레안에는 4∼5백m의 여야수산이 우뚝 솟아 40∼50대의 부모님들께서는 자연의 미와 더불어 서울 성민의 보람같은 것마저 느끼기에 족하였고, 10km안팎의 둘레로 조금만 나가면 8∼9백m의 태산고악들이 20∼30대의 젊음에 도전이라도 하듯 줄지어 있어 새삼 한국에 태어난 자부심조차 느끼는 심정이 분명했다.
그러던 서울성이 자유당 말기엔 졸부들의 행패로 국유림들이 사유화되어 탐산객들의 발걸음을 더디게 해 놓기가 일쑤였고 근자에는 사적 보호라는 미명을 빌어 제멋대로 철조망을 동원하여 등산객들의 길을 우회시키곤 했다.
거기다 서울성은 매연이라고 하는 근대 도시병의 창궐로 졸지에 세계에서도 악조건의 오염지대로 돌변했다.
지난날의 잇점이던 산군과 장성들이 일대 분지화 했기 때문이다.
거기다 한수마저 흐려 아름다운 성도는 하루아침에 공해도로 둔갑해버렸으니 소음과 오염과 탁기로부터의 1일 해방외 길마저 없다면 성민들의 호흡난은 더 가중만 되어질 것이 뻔하다.
한때 서울시 당국은 10km 안팎의 산야에 철망이라니, 성민들의 충격은 크다.
20∼30대라면 10리밖의 8∼9백m급 첨악도 무서울 것이 없겠고 50∼60대는 고사하고 30∼40대의 체력 현상 유지파들의 갈곳이란 도대체 어디가 된다는 말인가.
그런것 아니고도 애산가라면 공원속의 서울성의 건설을 위한 길이 더많이 있음을 알고 있을 것이다.
1, 송충해로부터의 산림보호 2, 반점식 입산금역의 설정 3, 철망과 철망과의 산길 개방 4. 보산호림의 계몽과 단속 5, 산림녹화의 범국민운동과 의무화 6. 산정상의 보호·감독 초소설치 7, 산악인들의 땔깜나무의 금지 8. 가로수의 상점당 녹화책임화 9, 점원수와 골목길 녹화장려 등등 실효있는 방안이야 얼마든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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