접근을 냉면 얘기서부터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둘째 딸 성혜 양 (서울대 문리대 3년)을 데리고 선거구에 내려온 정일권 공화당 의장 서리는 15일 하오 인제 극장에서 첫「선거대책회의」를 열고 고학시절 얘기부터 꺼냈다.
『나는 어렸을 때 부친을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하루 겨우 두끼 식을 먹으며 국민학교 3학년 때부터 13년간이나 고학을 했습니다. 어느날 70가까운 할아버지가 1백10리나 떨어진 중학기숙사까지 찾아와『죽기 전에 네가 좋아하는 냉면을 사주겠다』면서 산에서 나무해다 판돈 10전으로 냉면 한 그릇을 사주셨어요. 철없는 내가 혼자 다 먹고 나서야「할아버지는 안 드시느냐」고 물었어요. 그랬더니 .할아버지는 국물만 한 그릇 더 시켜 마셨는데 할아버지는 그 며칠 후 작고하시고 말았읍니다.』
3백50여명의 당원 앞에서 옛날 얘기를 꺼낸 정 당의장 서리는『나는 많은 벼슬도 했으나 이제 소탈하게 여러분과 자주 만나 한 가족처럼 무릎을 맞대고 어려운 일을 의논하여 이곳에서 가난을 몰아내자』고 했다.
정 당의장 서리는 속초 시청 뒤에 있는8대 의원 한병기씨 집을 빌어 임시숙소로 쓰고 아침에는 여기서 기자들과 일문일답.
△거국내각구성 가능성=거국내각이 필요한지 여부는 지금 일하고 있는 김종필 총리가 잘 알고 있으므로 그분에게 물어보는게 좋겠다.
△당 요직 개편=요직은 너무 바꾸지 않는 것이 좋으며 반드시 원내인사라야 하는 법은 없다.
△당 체질개선=복안이 너무 많으므로 선거가 끝나면 정식으로 얘기할 기회를 갖겠다.

<속초=신용우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