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틀·에인절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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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TBC-TV는 지난 5일간 저녁 8시50분이면 아름다운 선물을 보내 줬다. 그것은 마치 하늘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중계하는 것 같다. 그 방영을 보는 동안은『꿈과 행복과 망각과 환희와 열락』이 우리의 눈과 귀와 마음에 넘친다. 그 신비한 음향은 신선한 바람처럼 우리의 정신을 맑게 해 준다.「선명회」어린이 합창단들의 합창.
그 면면들은 그저 평범한 소년·소녀들이다. 그렇게 예쁘지도, 그렇게 밉지도 않다. 하지만 음향은 그 모든 것을 초월하고 있는 것 같다.
최근 이들과 쌍벽인『춤과 노래의 천사』(한국 문화재단 산하「리틀·에인절즈」)도 귀국했다. 모두가 우리 나라의 평범한 어린이들로 구성된 합창단이다. 춤도 추고 노래도 부른다. 몇 달에 걸쳐 이들은 세계의 유수한 나라들을 순회하며 공연했었다.
71년10월2일 서독의「자르브뤼겐」TV방송국은 전국「네트워크」로「리틀·에인절즈」의 공연을 방영했다. 그 시청자는 무려 2천만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누구나 다른 유성으로 향해 하늘을 날아가고 있는 듯이 느꼈을 것이다.』「파리」의 「르·피가로」지는 그들의「파리」공연을 보고 이렇게 감동한 적도 있었다.
영국 주실 극장에서 영국 여왕의 우아한 미소를 자아내게 한 것도, 백악관에서「닉슨」 대통령을 비롯해 세계의 신사로부터 박수를 받은 것도「리를·에인절즈」였다.
누가 일본의 한 TV회사 사장에게 물어 보았다. 『당신들은 한국 어린이들인「리틀·에인절즈」에 왜 그렇게 환호합니까?』그는 한마디로 대답했다. 『귀엽고 귀여우니까』-.
이젠 외국엘 나가도『오! 전쟁의 나라. 한국…』이라는 외국인의 비명(?)은 벗어나게 된 것 같다. 우월한 체하는 서구인들은 으레『피 원조국』으로, 아니면 무관심의 나라로 냉담하기 쉬웠다. 우리 어린이들은 바로 이들에게 따뜻한 환희와 인간의 미소를 발견하게 해 주었다. 세계의 시민에게 실로 가장 인상깊게「어필」한 것은 우리 어른들의「이벤트」가 아니라, 이들 어린이의 세계였던 것은 새삼 우리를 겸연쩍게 한다.
미국의 시인「롱펠로」는『음악은 세계의 공통어』라고 찬탄한 바 있었다. 인간의 감동을 일깨우는 것은 어느 세계에서나 인간 자신의 슬기와 가능성을 보여주는「휴먼·드라마」이다. 그것이 더구나 어린이의「이벤트」일 때는 그 기쁨은 이루 헤아릴 수 없다.
어른들의 세계는 비록 적막할지라도 자라나는 어린이들은 언제나 새로운 가능성과 환희를 준다. 그들은 아름답기 때문이다.『아름다운 것은 영원한 기쁨』이라고 노래한 영국 시인 「존·기트」도 있었다. 이것은 인종과 국경이 따로 없다.
또한 분수대자에겐 특히 잊혀지지 않는 개인적 감동의 순간이 있었다. 지난 11월말, 어느 비오는 밤의「런던」중심 가「세들러즈·웰즈」극장. 그곳에서의 마지막 공연을 마친 이 천사들은 어린이다운 향수에 젖어 고국의 벗들만을 생각하고 있었다. 다시 한번「웰컴·홈」의 인사를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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