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투자증권 오늘 본입찰 KB·농협·사모펀드 3파전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우리투자증권 매각을 위한 본입찰이 16일 이뤄진다. KB금융지주와 농협금융지주, 사모펀드인 파인스트리트가 3파전을 벌이고 있지만 매각 가격이 당초 예상보다 낮아질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최근 시장에 증권사 잠재 매물이 쏟아지고 있어서다.

 15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지주와 KB금융지주는 최근 이사회를 열어 우투증권 본입찰에 참여하기로 했다. 예비입찰에서 가장 높은 가격을 써낸 파인스트리트도 참가가 예상된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기존 인수후보들이 모두 참여할 것으로 보이며, 이르면 20일 우선협상대상자가 발표될 것”이라고 말했다.

 관건은 가격이다. 이번 입찰은 우투증권과 함께 우리자산운용, 우리아비바생명보험, 우리금융저축은행을 묶어 파는 ‘1+3’형태의 패키지 매각 방식으로 진행된다. 당초 패키지의 예상 매각가는 1조2000억~1조5000억원이었다. 현재 시가에 30%가량의 경영 프리미엄을 붙인 수준이다. 예비 입찰에선 KB와 농협이 1조1000억원대, 파인스트리트가 1조4000억원 선을 쓴 것으로 알려졌다. 장부가는 우투증권 1조400억원을 비롯, ▶생명보험 1000억원▶저축은행 2100억원▶자산운용 700억원이다. 하지만 인수후보들의 실사 결과 생명보험과 저축은행의 가치가 ‘마이너스’로 평가됐다는 말이 흘러나왔다. 우리아비바생명의 경우 인수 이후 지급여력비율(RBC)을 끌어올리기 위한 증자가 필요하고, 저축은행도 국제결제은해(BIS) 자기자본 비율 확충과 추가 부실 대비에 상당액이 들어갈 수 있다는 것이다. 이를 감안하면 전체 패키지 매각가는 1조원 밑으로 떨어질 수 있다. 또 동양증권을 비롯해 현대증권·대우증권 같은 ‘대안 매물’이 앞으로 줄줄이 나올 수 있는 만큼 가격을 높게 써야 할 유인도 줄었다. 금융권의 한 관계자는 “인수후보들이 동양증권·현대증권 등도 대안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우리금융 관계자는 “생명이나 저축은행의 실제 가치가 마이너스라는 평가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면서 “아마도 입찰 전 전략전술 차원에서 나온 얘기일 것”이라고 반박했다.

조민근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