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증설투자「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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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수출「인플레」현상은 올 들면서 화섬·면방 등 일부업계의 경쟁적인 시설확장작업을 몰고 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두드러진 수출호황품목의 물량부족 등에서 빚어진 것이다.
최근에는 자전거·봉제품업계에도 증설「붐」이 일기 시작, 74년께는 이들 수출호황업계의 생산능력은 크게 늘어날 전망이다.
그러나 이러한 증설「붐」의 이면에는 자금문제·시설의 적기도입여부·증설에 필요한 철근 등 기초 원자재 부족상태·국내외수요에 대한 장기예측결여 등 여러가지 문제점이 내포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수출「인플레」현상이 가장 심한 섬유업계는 올 화섬 부문에서 일산 2백92t 규모, 면정방기 67만추, 15만2천 추의 소모 정방기 증설 등을 서두르고 있다.
연내에 증설이 끝날 경우 면정방기는 지금보다 70%가 늘어난 1백 70만추에 달하게 되고 화섬 시설은 일산 6백t규모로 작년보다 배증 되며 소모 정방기는 모두 57만5천 추에 이르는 등 양산체제를 갖추게 된다.
특히 면방 부문에는 영남화학 등 7개 업체가 신설허가를 받거나 준비중인 것이 특징이다.
그런데 섬유시설확장에는 ▲섬유기계류 주 수입선인 일본의 공급능력한계로 대한공급계약체결이 부진한데다 ▲수입가격도 작년보다 평균 25%나 상승(면정방기의 경우 추당 1백 「달러」수준), 자금부담이 늘어난 데다 자체시설자금부족 등으로 모두 4백억여원의 산업 합리화 자금지원이 요청되고 있는 실정이다.
최근 수출수요가 급증한 자전거는 작년에 40만대 선이던 생산능력이 올해에는 2배 이상 늘어난 1백만대에 가까울 전망이다.
국내최대「메이커」인「기아」가 월2만대에서 4만대로,「신원」이 22만「달러」어치의 기계를 도입, 월 1만대에서 3만5천대로 증설하고 있는가 하면 부속품만 전문 취급하던「대영」도 월 3만대 규모의 신설작업을 2월말에 끝낼 예정.
한편 선진 각국에서 공해산업으로 추방된 데 힘 입고 있는「시멘트」업계는 대형증설 움직임이 일고 있다. 연산 45만t규모의 현대가 40만t을 더 늘리고 쌍용이 1백만t등의 시설확장을 준비중이다.
그밖에 종합제철의 1차 확장공사 예정과 박 철판·조선능력의 확충작업 등은 잘 알려진 사실이다.
문제는 이러한 증설「붐」이 양산체제로 확립될 때까지의 내수와 수출의 부조화에 어떻게 대처하느냐에 있다.
섬유류의 경우 원자재「메이커」의 일부 직수출제한, 순면제품 생산억제 등이 논의되고 있으나 ▲중간재의 수출보다는 가득률이 높은 완제품수출 ▲중간 상 농간배제 ▲품질고급화 등 수출「인플레」에 대처하는 근본적인 장·단기대책이 시급한 실정이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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