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광호의 호남선운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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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철도청은 올해 안에 30개 열차를 증설하고, 특급들의 운행시간을 대폭 단축할 계획을 추진중이라 한다. 이 계획에서 특히 우리의 관심을 끄는 것은 관광호의 호남선운행과 호남선주행시간의 40분 단축, 경부선 특급의 3회 증설, 전라선의 4회 증설 등이라고 하겠다. 철도청은 이를 추진하기 위하여 선로보강작업등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호남선에 처음으로 관광호를 투입하고 특급의 운행회수를 늘리는 이유는 호남고속도로준공에 따라 고속「버스」와의 경쟁력을 보다 강화하기 위한 것으로 보이나, 이로써 많은 국민들에게 교통 상 좀더 많은 편익을 도모할 수 있게된 점은 물론 환영할만한 일이다. 이제까지 호남선과 전라선은 구태의연한 단선궤도여서 경부선 등에 비해 주행시간이 형편없이 길었고, 또 관광호와 같은 현대식차량은 배차조차 안 했던 것인데 이번 호남선에도 관광호를 운행키로 한 것은 여러 가지 면에서 주목할만한 일이다.
몇 년 전까지만 하더라도 관료적인 고자세로 운행해오던 철도가 고속「버스」와의 경쟁 때문에 그 본래의 「서비스」정신을 되찾게 된 것은 이용자인 국민으로서는 어쨌든 반가운 일이다. 철도는 사람이나 물자를 가장 안전하고 또 대량으로 수송할 수 있는 대중교통 수단이기 때문에 「서비스」만 개선된다면 이용자의 수가 늘어날 것은 자명한 일이다. 그런데도 현재 상당수의 여행자가 고속「버스」를 이용하고 있는 것은 우선 편리하고 출발회수가 잦으며 빨리 목적지에 도착할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철도는 우선 고속「버스」와 경쟁하기 위하여서도 여객에 대한 「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것이 그 가장 시급한 당면 목포로 삼아야 한다.
한편 철도청의 이번 계획으로 특급열차의 주행시간을 전반적으로 단축하면 경부선의 경우 고속 「버스」에 비하여 20분이 더 빨라지게 된다는 것도 주목할만한 일이다.
그러나 20분이 빨라진다고 하여 고속「버스」승객이 모두 철도로 몰릴 것으로 기대할 수는 없다. 철도의 경우 출집찰 과정에서의 불편과 「플랫폼」까지의 계단 오르내림이라든지, 역 주변의 혼잡이며 「버스」노선까지의 거리, 「택시」구득난 등을 생각하면 철도 이용이 오히려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 현실이다. 따라서 철도청은 이러한 제 여건을 하루 속히 개선하도록 노력하여야할 것이다.
외국의 경우 철도들이 비행기와 고속「버스」와의 경쟁에서 항상 뒤지고 탈락하여 사양화하는 경향이 많은데 철도청은 이러한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하여서도 장래를 내다보는 계획을 수립하여야할 것이다. 이를 위한 실례로서는 일본의 신·신간선이며 미국동해안의 탄구열차, 서독의 초고속 열차 등의 구상을 연구하고 우리 나라에의 도입가능성 여부도 검토해 보아야할 것이다.
비행기의 경우에는 탑승을 위한 불편과 비행장까지의 교통 문제 등으로 중거리 여행에는 아직도 보다 불편한 것이 사실이기 때문에 시속 3백㎞이상으로만 달릴 수 있다면 기차가 오히려 유리하다는 계산에서이다. 철도청은 이러한 점을 감안하여 보다 장기적인 전철화 계획 등을 수립해 주기 바란다. 또 철도의 수송량을 늘리기 위하여 2층 열차라든지, 새로운 객차의 건조도 연구해 보아야할 것이다.
당면문제로는 30개 열차를 증설하고 주파시간을 40분씩이나 단축하는 계획이 행여나 기술적인 무리를 범하는 것이 아닐까 신중히 검토해 주기 바란다. ATS 등의 기계장치나「컴퓨터」조작 등이 대형사고를 일으킨 전례는 빈번하기 때문에 철도청은 노반·「레일」·안전작동 기기 등 모든 면에 걸쳐 철저한 점검을 실시함으로써 무엇보다도 안전 제1주의로 사전준비를 완료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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