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페라」와 결혼의 꿈 이뤄졌으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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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우리가 새해를 맞이하여 여러가지 지난해의 일들을 돌이켜 생각하며 새로운 계획과 마음의 자세를 가다듬는다는 것은 뜻깊은 일이라고 생각된다.
누구나 마음속에 있는 꿈을 위하여 한발 한발 가까이 가고자 새해의 희망은 가득 찬다. 꿈과 욕망이 크면 실망도 클 것이기에 나는 차분한 마음으로 내가 할 수 있는 조그만 일을 위하여 새로운 결심을 해본다.
예술은 길고 인생은 짧다는 말이 새삼 느껴진다. 예술 중에서도 성악은 특히 너무나도 짧다. 성악을 본격적으로 공부하기 시작하여 발성 10년이란 말이 있듯이 발성이 무엇이며 그 모든「테크닉」과 많은 음악의 「스타일」과 내용에 있어서 외국어의 해득과 시의 표현을 위한 공부로 지금껏 정신없이 세월을 보낸 느낌이다.
그리고 지금 내가 얻은 것이 무엇인지? 귀국 후 벌써 6년. 3회의 독창회와 여러가지 대소 음악회를 제외하고는 대학에서 학생들을 가르친다고 분주히 세월만 흘려보낸 느낌이다.
이것이 작고 보잘 것 없는 일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그래도 아직 내가 해 보지 못한 큰일이 두 가지 있다. 그것은 「오페라」와 결혼이다. 모두들 나를 보면 이 두가지를 가지고 나를 놀리기도 하며 충고도 해준다.
나 자신을 위해서 또한 남을 위해서 올해는 이 두가지가 이뤄진다면 얼마나 좋을까…그러나 이것은 어디까지나 나 혼자만의 노력으로 이루어지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어려운 점이 있다.
꼭 한다는 것에 목적이 있으면 어렵지도 않겠지만 보다 좋은 결과를 생각할 때 그것은 어려운 문제이다. 힘껏 노력해보고 싶다. 한마디로 멋진 인생과 좋은 노래를 부르고 싶은 것이다. 풍부한 인간성의 추구 없이는 결코 좋은 노래를 부를 수 없다고 생각하고있기 때문에 올해는 좀 더 자연을 사랑하고 될 수만 있으면 좋은 여행도 하고 뜻맞는 사람들과 같이 인생을 즐기는 가운데 나의 노래의 내용면에서 충실하고 싶은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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