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종청사 2차 입주, 4888명 대이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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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일 정부 과천청사 내 산업통상자원부에서 이사업체 직원들이 세종청사로 싣고 갈 물품을 담을 상자를 옮기고 있다. 정부는 13일부터 2단계로 6개 중앙행정기관을 세종시로 이전한다. [뉴스1]

중앙행정기관의 세종시 2단계 이전이 13일 시작된다.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 등 12개 기관이 옮긴 데 이어 두 번째다. 이번에 세종시로 가는 기관은 교육부·문화체육관광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고용노동부·보훈처 등 6개 정부부처와 중앙노동위원회·보훈심사위원회 등 10개 소속 기관이다. 2단계 이전은 29일 마무리된다. 박찬우 안전행정부 1차관은 11일 정부 세종청사에서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을 하고 “17개 부 중 10개 부가 세종청사에 입주하게 됐다”며 “이제 본격적인 세종청사 시대가 열리게 됐다”고 말했다.

 세종시로 가는 부처들은 마지막 이사 준비에 한창이다. 11일 교육부가 입주해 있는 서울 세종로 정부 서울청사 복도엔 이삿짐 포장에 쓸 골판지 박스가 수북이 쌓여 있었다. 교육부를 포함해 10개 기관이 싣고 갈 짐의 무게만도 5t 트럭으로 1889대 분량에 달한다. 설세훈 교육부 운영지원과장은 “보안상 서버를 한번에 이동해야 하기 때문에 22일 컴퓨터를 마지막으로 뺄 것”이라며 “23일부터는 세종청사에서 업무를 시작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이전하는 기관의 소속 공무원은 4888명이다. 이미 이전한 기관의 공무원까지 합하면 1만여 명에 이른다. 하지만 세종시에 거주하는 공무원이 대세는 아니다. 국무조정실이 지난 4월에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새로 이전하는 기관의 공무원 중 20% 정도만 세종시에 입주할 예정인 것으로 파악됐다. 나머지는 출퇴근(44%)을 하거나 임시 거처에서 지낼 것으로 예상된다. 국무조정실 세종특별자치시지원단은 출퇴근을 하는 사람들을 위해 청사 인근 8곳에 360명 정도가 묵을 수 있는 곳을 마련했다. 야근 후 서울로 돌아가지 못하거나 집을 얻을 때까지 잠시 묵을 사람들을 위한 것이다. 교육부의 김모(41) 과장도 한국교원대에 숙소를 마련했다. 김 과장은 “맞벌이 부부라 상당 기간은 혼자 살아야 하는데 이후에 어떻게 집을 구할지 걱정”이라고 말했다. 고용노동부의 정모(48) 과장 역시 “아이들이 중고등학생만 돼도 서울에서 세종시로 가족이 함께 이사를 간다는 건 불가능한 얘기”라며 “주변 과장급 10명 중 1~2명을 빼고는 모두 출퇴근이나 원룸을 얻어 혼자 사는 쪽을 택했다”고 전했다. 많은 공무원은 이 같은 혼란이 빚어지는 이유로 세종시의 ‘인프라 부족’을 꼽았다.  

행정중심복합도시건설청 김현기 팀장은 “출퇴근 인원이 줄고 상주 인원이 늘어나면 관련 서비스도 점차 확충될 것”이라며 "내년 하반기께면 행정중심 도시로서의 모습을 갖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천인성·김혜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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