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탄절의 단란|심리전환에 유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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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크리스머스」와 연말·연시를 앞두고 웬만한 가정들은 음식을 장만하거나 집안밖에 예쁜 장식물을 다는 등 준비를 하게된다.
꼭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크리스머스·이브」를, 또 72년의 마지막날을 보다 즐겁게 지내기 위해 이처럼 시간과 돈을 들이는 까닭은 무엇일까?
미국의 여류 심리학자 「조이스·브러더즈」박사는 특별한 날을 휴일로 정하고 이 휴일을 축하하는데에는 종교적인 이유 외에도 심리적으로 타당성 있는 이유가 있다고 설명한다.
요즘은 거의 모든 나라에서 「크러스머스」를 공휴일로 정했고 각 백화점과 상점은 상품을 조금이라도 더 팔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등 본래 「그리스드」의 탄생을 축하하는 의미의 「크리스머스」는 이미 세속화되었다.
그래서 신으로부터 받은 축복을 감사하고 『앞으로도 그와 같은 축복을 내려줍소서』하는 기도를 드리는 것보다는 평소 금지되어 오던 것에서 심리적으로 해방되는 날을 맞는다는데 더 큰 기쁨을 찾게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즉 우리는 평소에는 멋적어 보이거나 어색해 보이던 행동을 이런 후일에는 서슴지 않고 할 수 있다. 늘 흰 「와이샤쓰」만을 입던 사무원이 이날은 새빨간 「넥타이」를 매더라도 눈을 끌게되지 않는다. 진하고 어두운 빛깔의 옷만을 입던 주부도 이날은 쑥스러움 없이 밝고 화려한 「드레스」로 바꿀 수 있다.
이처럼 성인들이 다시 어린 시절로 되돌아갈 수 있는 이 무렵은 종교적인 믿음과 상관없이 가족들이 화목한 분위기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실제로 많은 가정에서 휴일을 즐겁게 보낼 계획을 함께 짜는 동안 더 화목함을 갖게 된다.
특히 요즘처럼 모든 것이 쉬게 변하는 시대에는 우리모두가 즐거움과 소속감을 갈망하게 된다. 그러나 자신이 태어난 사회에서 그대로 머무르며 살게되는 사람은 극히 드물고 친척들과 가깝게 지내기조차 힘들다. 「크리스머스」나 연말은 사람들이 함께 모이고 가까와지는 기회를 만들어준다.
어머니는 할머니가 가르쳐 준대로 「파이」를 구워내고 아이들은 평소 공부 때문에 접시 닦을 시간이 없다고 불평하던 것과 달리 자진해서 「크리스머스·트리」를 장식하는 등 집안 일을 거들게된다.
축제일과 관련된 이런 모든 행동은 『우리는 가족이다』라는 소속감을 확실하게 해주는 계기가 된다.
이처럼 「크리스머스」 같은 축제일은 우리에게 기쁨을 주는 기회가 되므로 기독교인이 아니더라도 축하를 하며 즐겁게 지내는 것이 좋다고 「브러더즈」 여사는 말한다. <미 「굿·하우스키핑」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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