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린이신문 팔아 제자 중학예치금 도와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8면

초등학교 교사가 신문을 팔아 남은 돈으로 가정형편이 어려워 중학교 진학을 포기했던 6명의 제자에게 중학교 등록예치금을 대납, 진학의 길을 터주었다.
서울 숭덕국민학교(교장 정종화) 6학년7반 담임 신윤철교사(38)는 중학교 등록예치금 마감날인 8일 돈을 마련 못해 허둥대는 6명의 제자에게 7개월간 신문팔이로 모았던 액면 6만2천원의 예금통장을 털어 대납했다.
신교사가 신문팔이를 시작한 것은 지난 4월.
매일 5백여 부의 어린이신문을 한 아름 안고 교문에서 팔아왔다.
다른 교사들보다 2시간 앞서 학교에 출근, 신문1장에 5원씩 받고 신문장사를 했다는 것.
그래서 어린이들간에 『신문팔이 선생님』으로 통하고 있다. 하루 수입은 3백50∼4백원. 수익금을 매일 서울 농협북부지소에 예금 7개월 동안에 6만2천원을 적립했다.
신교사가 처음 신문팔이를 시작하자 주위에선 『교사의 체통이 서지 않는다』면서 말리는 사람도 있었다했다.
이날 장학금 형식으로 등록예치금을 받은 오재진(12·6년7반) 김만종(12·6년4반) 황오진(12·6년7반) 김영화군(12·6년12반)과 이운옥(12), 김명숙양(12·6년13반) 등은 『열심히 공부해서 선생님의 은혜에 보답하겠다』면서 야간 중학교에 진학,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여 학업을 중단하는 일이 없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