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2차 남-북 조절위원장회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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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남-북 조절위원회 공동위원장 제2차 회의가 금 2일부터 평양에서 열리게 되었다. 이를 위해 이후락 위원장과 그 일행은 금조 서울을 출발하여 판문점 경유 평양에 도착했으며 이들은 2박3일에 걸친 평양방문일정과 더불어 조절위원회 구성문제를 비롯해서 광범한 문제들을 논의할 것이다.
이번 제2차 회의는 지난 10월 12일 판문점 자유의 집에서 열린 제1차 회의의 성과를 토대로 이루어진 것이며, 오는 11월 30일에는 제3차 회의가 서울에서 열릴 예정이다.
우리는 우선 남-북 조절위원장회의가 평양과 서울을 공식으로 오고가면서 열린다는데 큰 뜻이 있다고 보며 이는 이미 시작된 남-북 적십자회담과 더불어 오랫동안 서로 만나보지 못한 결과로 생긴 남-북 사이의 오해와 불신을 풀고 긴장의 고조를 완화시키며 나아가서는 통일을 촉진할 수 있는 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특히 남-북 조절위원장 회의는 1천만 이산가족의 고통을 덜어주기 위한 적십자회담과는 차원을 달리하여 남-북 사이의 제반문제를 토의하게 되어 있으므로 조절위원장회의에 대한 기대는 큰 것이 있다.
그러나 이미 3차에 걸친 남-북 적십자회담을 눈으로 보고 똑똑히 알 수 있듯이 지난 27년 동안 남-북이 갈라져 있는 동안 사상과 제도를 비롯해서 모든 것이 이질적으로 형성된 것에 대해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고 우리는 인도문제를 해결하는 적십자회담에서 조차 남북간의 견해차이가 적지 않았음을 발견할 수 있었다.
그러나 적십자회담이든 조절위원장 회의이든 대화는 어려운 대화임에 틀림이 없지만, 이 일련의 회담이 거듭됨과 더불어 남북은 우선 불신과 오해를 해소시키며 그러는 가운데 공통점을 발견하며 문제를 해결하는 방향으로 나아갈 것으로 믿어 마지않는 것이다.
그러는 데 있어서 우리는 회담에서의 성실과 인내를 다하면서 착실하게, 그야말로 벽돌 장을 쌓아 올리듯이 문제해결에 접근해야 할 것이며 성급한 기대가 있을 수 없음을 인식해야 할 것이다.
한편 북한측도 문제해결을 위하여 성의를 다할 것을 이 기회에 바라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이러한 의미에서 조절위원장회의 토의에서는 우선 해결이 가능한 적십자회담을 성과 있게 추진하도록 할 것도 바라지 않을 수 없다.
끝으로 평양과 서울을 왕래하는 남-북 조절위원장 회의와 더불어 이제 남북대화는 본격화되고 있다. 그럴수록 남-북 대화에 대한 국민의 성원 또한 크게 요구됨을 명심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현재 진행 중에 있는 차원을 달리한 두개의 남-북 대화는 1천만 이산가족이 애타게 기다리고 있는 재결합을 위시하여 변화 무상한 국제정세의 격랑 속에서 우리의 활로를 찾고, 우리민족의 한결같은 염원인 평화와 번영, 그리고 통일을 이룩하겠다는 뜻에서 나온 것이다.
국민 다같이 남-북 대화의 역사적 의의를 인식하는 동시에 그 당위성을 명시한「10월 유신」의 정신을 살리면서 대동 단결하여 나아갈 것을 다짐하지 않으면 안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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