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빠른 시일 내 착공 완공되면 30분만에 횡단 가능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6면

뚫어야 하느냐,뚫지 말아야 하느냐?근 200년에 걸친 궁리 끝에도 끝내 막혀 온 구구멍은 이제 뚫릴 듯한 눈치다. 섬나라 영국과 유럽대륙을 갈라놓은 도버 해협 밑에 기차가 다닐만한 터널을 뚫는다는 얘기다.
영·불 두 나라 정부는 이 계획을 빠른 시일 내에 이루기로 원칙적으로 합의,아마 내년 여름부터 작업이 시작될 걸로 보고있다. 그렇게 되면 영국에서 기차를 타고 뚜르르 30분이면 바다 건너 불란서 땅에 닿는다.바다 건너가 아니라 한 정거장 건너로 그들 사이가 가까워 지는 셈이다.그러니까 두 나라의 거리는 서울∼수원쯤 정도다.
이렇게 서로 땅구멍으로 통해 보자는 얘기야 있어온 지 꽤 오래 전부터 였다.실상,지금도 영국의「드버」근교, 불란서쪽으론 해협연안에 5리쯤씩 파다만「터널」이 바다 밑에서 하품을 하고있다. 근 백년이 됐단다.애 초 뚫자는 얘기가 나오긴 그 보다 더 오래전 인 19세기 초의 일이었고. 그 결과다 내동댕이치게 된 건 기술이 모자라서 였던 건 아니다 .
『아니, 저 구멍에서 「나폴레옹」군사 녀석들이 꾸역꾸역 몰려 들어 오다고 쳐보소.어찌 될 노릇 일건가!』 라든지, 또는『뭣이 아쉬워서 저 대륙 종자들하고 땅을 통하게 하잔 말요!』라는 등, 그때 영국으로 쳐선 어쩌면 그럴싸도 했을 이런 넋두리 들로 해서「터널」이 뚫어질 까닭은 없어 봤던 터다.「자기네」를 「다른 세계」와 격해주는 바다란 안성 마춤의 방패였었다.
그런데도 이제 「터널」이 뚫린단다. 갑작스레 서로들 도량이 넓어져 설까? 모르긴 몰라도,또 서로들 맞대고 내대지야 않긴 해도 영국 사람들에게 불란서「놈」들은「개구리」 (그 고기를 먹는대서)요,불인 들로 처신,영국「종자」들이란 지금도 징그렁이다.
그러나 문제는 오밀조밀한 「유럽」이 국가들이 서로 동 떨어진 섬나라들,또는「트인비」 교수말을 빈다면 「구멍가게주인」 노릇들을 하고 앉았기는 세상 형편이 그렇지않게 달라지면서 있고,또 그러고있기에는 정말이지 젊지도 않지 않으냐」 라는 지각들이 괄목하게시리 나왔다는 것이다.
「확대구주」다, 「유럽의 통합」이다, 그러기 위한 서구 정상회담이 다로 요금 한창들흥성거린다.
영장 이랍시는 만에 금수들 앞에 창피하게시리 서로 여행하는데 꼭 여권이란 걸 차고 다닌다는 게 뭐냐라는 말까지도 들린다. 물론,「터널」하나 뚫린대서 대단할건 없다.그러나 상미적인 뜻은 꽤 있다.
물질적으로 건 마음속으로 건 사람들이 그 동안 기를 쓰고 쌓아올린 경계라는 것이 이젠 좀 거추장스레 여겨져 오는 것이기도 하는 것인지 모른다.있어서 잘됐다는 바다에「터널」이 뚫린다.담벼락들이 조금씩은 낮아지는가 보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