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발, 위기의 남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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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하의 데이비드 듀발(32.미국.사진)이 이대로 몰락하는가. 한때 타이거 우즈(미국)와 함께 세계 남자 골프 최정상의 자리를 다투던 그가 최근 극심한 부진의 늪에 빠져 있다.

우선 올들어 참가한 다섯차례 대회에서 네차례나 컷오프된 것이 듀발의 현주소를 말해준다. 특히 액센추어 매치플레이 챔피언십에선 1라운드에서 저스틴 로즈(미국)에게 져 탈락했고, 지난주 포드 챔피언십 2라운드에선 4홀 연속 보기를 범한 끝에 8오버파 80타를 치는 수모를 겪기도 했다.

1998년 4승을 올리며 우즈를 제치고 상금왕에 올랐던 듀발의 활약은 그야말로 옛 이야기일 뿐이다. 이에 따라 2001년 브리티시 오픈에서 우승하며 2위까지 올랐던 세계랭킹이 올해에는 32위로 추락했다. 상금랭킹은 고작 1백39위다.

AP통신은 컨디션 난조를 보이던 듀발이 최근 병원을 찾은 결과 '어지럼증(Vertigo)' 진단을 받았다고 10일 보도했다. 통신에 따르면 듀발은 귓속 기관 장애로 머리를 돌릴 때마다 구토를 동반한 현기증을 겪고 있다. 심할 때면 몇시간씩 이런 증상이 계속된다고 한다. 듀발은 이 때문에 운전도 포기했으며 수시로 집에서 휴식을 취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다음주 플레이어스 챔피언십에 못나가는 것은 물론 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마스터스(4월 10일)에도 출전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2001년 브리티시 오픈 우승 이후 이렇다할 성적을 내지 못해 초조해하고 있는 그로서는 엎친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

듀발은 2000년에도 허리 부상으로 10주 동안 대회에 출전하지 못했다. 지난해엔 스노 보드를 타다 어깨를 다쳐 한동안 병원신세를 지기도 했다.

정제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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