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 민주체제 끝까지 수호<유시 요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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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평화는 그것을 지킬 수 있는 힘이 있을 때 비로소 유지되는 것이며 힘의 뒷받침 없는 평화는 허무한 환상에 지나지 않는다는 역사의 교훈을 우리는 잘 알고있다.
따라서 남북이 서로 대화를 시작했다고 해서 우리 국방의 필요성이 경감된 것은 절대로 아니며 자유 민주체제를 끝까지 수호해야 한다는 우리의 기본 입장에도 아무런 변화가 없다는 것을 우리는 똑바로 알아야 할 것이다.
지금 시작된 이 남북의 대화가 우리 국군의 철통같은 방비와 이를 바탕으로 한 총력 안보태세가 구축되지 않았던들 결코 그 문이 열리지 않았으리라는 것을 상기할 때 우리국군의 역할은 더욱 중요하며 국방의 필요성은 그 어느 때보다도 더욱 강조되어야한다.
지난번 서울과 평양에서 열렸던 남북 적십자 회담을 통해 북한 공산주의자들의 정체가 무엇이냐 하는 것을 여러분은 눈으로 목격했으며 이에 대처할 수 있는 방법이 무엇이냐 하는 것도 똑바로 알았을 것이다.
그것은 두말할 것도 없이 평화와 번영을 위한 힘을 기르는 것이다.
그 힘은 우리 개개인의 힘이며, 각 분야별로 표시되는 힘이며, 나아가서는 이 모든 것을 집대성한 우리사회 전체의 힘인 것이다.
또한 이 힘은 비단 물질적인 힘만이 아니라 정신적인 힘, 단결심과 협동심을 포함한 총화의 힘인 것이다.
「남북의 대화가 시작되었으니 이제는 국방의 필요성도 점차 줄어들 것이다」라는 식의 감상적인 환상은 단호히 배격되어야 하겠다.
올바른 안보 의식과 투철한 반공 정신으로 정신무장을 한층 더 강화하여 북한 공산집단의 어떠한 위장 평화선전이나 책동에도 추호의 동요 없이 그들과 대처하여 승리할 수 있도록 전 장병이 모두 사상전의 투사가 되어야 하겠다.
이 싯점에서 우리에게 가장 긴요한 일은 매사에 알차고 짜임새 있게 대처하면서 이웃간에는 화목 단결하되 공산주의자에게는 야무지고 다부지게 대처해 나가는 정신자세의 확립인 것이다.
이것은 비단 개개인에 국한된 것도 아니며 사회의 일부 계층에만 적용되는 것도 아니다.
우리 모두에게 필요한 정신자세인 것이다.
따라서 군은 살신성인의 숭고한 애국심과 엄정한 규율을 통한 철통같은 단결력을 과시함으로써 국민 단결을 이룩하는데 선도적 역할을 다해야하며 사회기강을 확립하여 올바른 국민정신을 함양하는 도장으로서의 기능을 발휘하여 우리의 국력을 조직화하는 데 앞장서야 한다고 믿는다.
공산주의자들이 무력 도발에 의존하건 또는 평화선전에 의존하건 간에 그들이 이른바 혁명 해방 전략을 전개하기 시작하면서부터 우리에게는 전선도 없으며 후방도 없어졌다.
그들이 무력도발을 해온다면 전후방을 가릴 것 없이 우리 모두가 총을 들고 일어나 그들을 격퇴해야 하며 그들이 위장평화 선전으로 우리를 공격해 온다면 국군장병과 국민의 구별없이 우리 모두가 혼연일체가 되어서 그들의 평화공세를 격퇴하고 우리의 우월성을 과시해야한다.
우리는 지금까지 기회가 있을 적마다 총력 안보태세의 내실을 강조해 왔지만 나는 그 내실이 다름 아닌 국민 총력의 조직화라고 강조하려 한다.
우리는 평화적인 역량에 관한 한 모든 면에서 단연코 북한 공산집단보다 우월하다.
그러나 이 역량은 아직도 효과적으로 조직화되지 못하고 방만한 상태로 분산되어 있다.
이제 남북 대화가 시작된 오늘 우리의 힘이 보다 더 효과적으로 발휘되려면 그 힘은 마땅히 조직화되어야 하겠다.
이렇게 하는 것이 곧 북한 공산주의자들을 대상으로 하여 평화와 번영의 경쟁을 하는데 있어서 우리가 영예의 승리를 차지할 수 있는 첩경인 것이다.
나는 우리의 국력을 조직화하기 위해 우선 국민 각자가 국가와 민족을 위해서는 자기 스스로를 희생할 수 있다는 올바른 국민의식을 정립하고 사회 기강을 확립하여 모든 분야에서 능률을 극대화하는데 더욱 힘차게 매진해야 할 것이라고 촉구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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