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학생을 위한 과학 전시회|신광여중·고 개교 26주년 기념 행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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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중학교 1학년부터 3학년까지의 과학 교과 과정 학습에 필요한 모든 실험 기구를 망라한 우리 나라 최초의 과학 전시회가 오는 2일 막을 올린다.
26주년 기념 행사로 신광여자중·고등학교가 개최하는 이 과학 전시회엔 그밖에도 고등학교 학생에게 필요한 다수의 실험 기구, 동교 학생들이 조사하고 분석한 많은 연구 작품, 달 착륙선 등 20여 가지의 장난감이 멤돌고 달리고 하는 「환상의 나라」 「30년 후의 달 세계」 (모형) 등이 전시돼 있어 유익하고도 재미있는 전시회가 될 것이라고 기대되고 있다.
해마다 문교부에서 국민학교와 중학교에 실험 기구비로 약 8억원을 보조하고 있고 시와 도에서 거의 동액을 보조하고 있지만 전체적으로 보면 실험 기구를 제대로 갖춘 학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리고 충실하게 갖췄다고 하는 학교의 실험 기구도 급「템포」로 발달하고 있는 오늘날의 과학을 이해하기엔 구식인 것이 많다.
제3회·제4회·제5회 과학 전람회에 연속 입선했고 특히 59년의 제5회 땐 「인공위성에 관한 연구」로 부통령상을 탄일이 있는 신광여중·고에선 AID 자금 3만3천「달러」로 최신 실험 기구를 구입, 그것을 중심으로 하고 수백만원을 들인 연구 작품 등을 곁들여 이번에 「새마을 과학 전시회」를 꾸민 것이라고. 최영휘 여고 교장은 건축 전공이고 정세오 여중 교장은 물리학 전공이라서 좋은 「콤비」 인 두 교장이 15명의 과학 관계 교사를 독려하는 가운데 6백40평 대강당에 전시품을 진열하는데 2개월이 걸렸다고 했다.
화학부문에는 산에 대한 연구 등 15점이 전시돼 있는데 그중 시판 간장의 분석을 통해 품질을 조사한 것이 특히 눈에 띈다. 물리 부문엔 3종의 측정기를 비롯해서 물리, 힘과 운동 및 파동, 전기진자, 직류 회로, 전류 작용, 전자 유도, 전자, 원자 등 11개 항목에 걸쳐 99점이 진열돼 있다. 전자 부문에 선진 공관서부터 오늘날 널리 쓰는 JC회로까지 볼 수 있게 꾸며놓았다.
지학부문엔 46점이 진열돼 우리 나라의 토양을 고루 수집해서 보여주고 있는 것이 인상적. 45점이 전시된 생물부문에선 신광여중·고 안에서 살고 있는 미생물을 철저하게 조사한 연구가 이채로 왔다, 41점이 진열된 PSSC부문은 과학 교사들이 꼭 봐 두어야 할 곳이 아닌가 싶다.
소련의 첫 인공위성 발사로 「쇼크」를 받은 미국이 물리 교육 연구회 (Physical Science SudyCommi-ttee)를 구성, 혁신적인 교과서를 꾸몄는데 우리 나라에서도 75년부터는 초·중·고교가 완전히 그 PSSC 교과서에 의거해서 꾸민 새 교과서를 채택하게 된다. PSSC 교과서의 실험 기구인 만큼 과학 교사들의 흥미를 끌 것이다. 그러나 전시 내용이 너무 딱딱할 것 같아서 우주 과학관은 흥미를 중심으로 꾸몄다고 최영휘 교장은 말하고 있다.
위엔 통신 위성이 떠 있고 땅에선 달 착륙선을 비롯해서 「로버트」, 「헬리콥터」 등 장난감이 요란하게 움직이는 「환상의 나라」나, 30년 뒤의 달은 어떻게 개발될 것인가를 설계해 본 모형이나, 「아폴로」 달 착륙 광경을 사진과 만화로 보여주고 있는 것 같은 것은 학생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줄 것이 분명하다.
신광의 이번 과학 전시회는 최초의 실험 기구 중심의 전시회일 뿐 아니라 여중·고가 꾸민 전시회로선 「매머드」급이며 내용이 매우 알차다는데서 단 4일간의 전시 기일론 너무 짧지 않은가 하는 아쉬움조차 느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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