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있을 수 없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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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신민당의 전 당수 유진산씨는 23일 당수에 출마할 뜻을 밝히고 전당대회에 반대했다.
유 의원은 작년 전국구파동이후 처음으로 가진 기간회견을 통해 신민당의 당면한 과제를 말하면서『제2의 대만 화 같은 한국의 고립을 막고 중공과의 관계개선 등이 필요한 이 시기에 능동적인 야당외교를 적극 전개해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7·4성명이나 남-북 적 회담 같은 중대한 과업을 추진함에 있어『권력층의 독단과 자의에 따라 국민이 관람석에 앉아있을 수 없다』면서『남-북간의 대화와 통일문제는 모든 정당·사회단체, 문화·종교, 노동자·농민, 상이군경에 이르는 사회 각 계층을 총망라한 국민전체가 참여하고 그 의사가 집약돼야한다』고 말했다.
그는 당내문제에 언급, 당 내외 일부에서 얘기되고 있는 분당논의는 그런 일이 있을 수도 없고 있어서는 안 된다면서『당수가 되면 김대중씨와의 공존은 국민에게 약속할 수 있고 나 자신도 김대중씨를 아끼고 싶어하는 사람중의 하나』라고 했다.
유씨 회견에는 신도환·박해충·이대우·김의택·이상신·황낙주·이기택·김용성·채문식·오세응·이택희·신상우·이상조·정규헌·편용호 의원 등 15명이 배석했다.
이 밖의 회견요지는 다음과 같다.
▲회견의 이유=지난 선거 때 당수로 재임하면서 야기되었던 물의와 분규에 대한 책임을 절감한데서 일체의 자기변명과 반박을 참아왔던 것이나 일부 당내인사들의 악의적이고 조직적인 모함이 계속되는 경박한 정치작풍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
▲전당대회연기문제=김홍일 당수의 조건부연기론은 김 당수 개인의견 일줄 아나 당수의 입장에서는 지금 그런 말은 할 수 없는 것이며 대의원들이 용납 않을 것이다.
어떤 특정인이 당수가 돼서는 안 되느니, 누가 돼야한다느니 하는 단순한 자기이해를 합리화하기 위해 위장된 애 당론, 애 국론으로 당을 표류시키는 것은 국민에 대한 배신이며 우롱이다.
▲남-북 대화문제=7·4성명, 남-북 적 회담의 내용은 어쨌든 남-북간 대화와 선의의 경쟁이라는 민족사활을 가름하는 과업을 추진함에 있어 권력층의 독단은 위험천만이며 이것이야말로 현정권의 일인체제를 입증하는 것이다.
국가적 문제를 다루기 위해 신민당이 중심이 된 범국민적 의사형성 조직체가 필요하다고 늘 생각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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