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획정리사업 재검토해야-서울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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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서울시가 최근 5년 동안 역점사업의 하나로 벌인 총 19개 구획정리사업지구 중 12개 지구가 이번 폭우로 침수, 서울시의 구획정리사업은 하수시설 등 내수처리문제를 다시 검토하지 않으면 안되게 됐다.
구획정리지구 중 침수된 지역은 영동지구의 잠원동·서초동을 비롯, 잠실·천호 지구, 김포 지구, 경인 지구, 성산 지구, 성수·화양 지구 등으로 모두 서울시가 최근 4∼5년 동안 개발사업에 역점을 둔 지역이었다.
구획정리지구가 대부분 침수소동을 벌인 것은 이 지역이 대체로 낮은 지역이어서 제방을 쌓아 한강의 외수만을 막고 사업을 벌여 내수처리시설을 전혀 하지 않은채 마구 택지조성을 벌였기 때문에 오히려 높은 지대마저 평면화되어 침수면적이 늘었고 성급한 택지조성사업은 하수시설을 병행시키지 못했기 때문에 내수처리가 늦은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영동지구의 경우 현재 단독주택 건립지역인 논현동·삼성동 등을 제외하고는 경부고속도로 부근 칠성「사이다」의 지역까지 모두 침수되어 앞으로 이 일대의 체비지 매각 등에도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성산 지구나 경인 지구, 사당 지구 등은 워낙 저지대로 비가 조금만 와도 침수소동을 벌인 곳인데도 매립을 완전히 하지 않은채 제방으로 외수의 침수만을 막았기 때문에 수해피해가 더욱 컸다는 것이다.
특히 잠실은 제방만 쌓았을 뿐 저지대 매립량이 적어 앞으로 여름철이면 예나 다름없이 침수소동을 벌일 것으로 보여 이 지역개발을 위해서도 새로운 대책이 필요하다.
실제로 구획정리 사업을 벌여 택지조성이 되면 한강변 저지대에는 유수지를 설치, 「펌프」시설까지 갖추어야 하는데 이번 침수된 12개 구획정리사업지구 중 단 한곳도 유수지「펌프」장 시설이 되어있는 곳이 없어 내수로 침수되고 만 것이다.
60년 이후 서울시가 벌인 구획정리지구는 모두 19개 지역으로 이중 면목·수유·뚝섬·성산·역촌·화양·경인·김포·시흥·영동·천호·잠실 등 한강 연안의 12개 지구가 모두 또는 일부 침수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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