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화에 충격 준 「명예선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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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1면

백두진국 회의장의 돌연한 사의표명은 입법부의장의 권위가 실추되고 있는데 대한 「명예선언」인 셈이다.
사임서를 내면서 발표한 성명은 『의장의 명예가 정쟁의 제물이 될 수 없다』는 점을 간곡히 되풀이하고 있다.
신민당이 근의 사퇴권고 결의안을 보위법 파동 후 제출했고 그 결의안은 7개월째 미루어져 의장으로서 직무를 수행치 못하고 있다.
백 의장은 21일 상오 그의 초청으로 방한중인 「캐나다」하원의장과 함께 박 대통령을 방문했고 외빈이 물러난 뒤 백 의장은 박 대통령과 따로 만났었는데 이 자리에서 그의 심경이 토로된 것 같다.
사임서 제출에 앞서 백 의장은 공화당 간부와 사전 협의가 전혀 없었으며 다만 장경순·정해영 두 부의장과 선우종원 국회 사무총장에게만 사전 통고했을 뿐이다.
그동안 공전돼온 단독 국회운영문제를 둘러싸고 공화당의 원내간부와도 호흡이 꼭 들어맞지는 않았었기 때문에 당 간부들에겐 얼마간 충격을 준 것 같다. 의장의 사임서는 그 수리여부가 국회본회의에서 도결(재적 과반수 출석, 출석 과반수로 동태) 된다.
인사문제는 다른 의안에 우선하여 처리하는 것이 관례로 되어있다.
그러나 공화당이 받은 충격과 또 야당의 전략(1차적으로 사임에 동의하고 부결되면 다시 부신임안을 낼 계획임)을 고려하여 공화당은 이 사임서를 서둘러 처리함 것 같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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