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품 아닌 경험이 시장 이끄는 시대"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5면

“이젠 제품이 아닌 경험이 시장을 이끄는 시대입니다. 기술 또한 이런 ‘경험의 경제’ 시대에 맞게 진화해나가야 합니다.”

 다소시스템의 버나드 샬레(56·사진) 최고경영자(CEO)는 26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에서 열린 최고기술책임자(CTO)클럽 특별 포럼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그는 “사람들이 스타벅스에 열광하는 이유는 커피가 맛있어서가 아니라 커피를 마시는 문화와 경험을 창조했기 때문”이라며 “이제 기업들도 제품 제작뿐 아니라 경험을 창조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경험의 경제를 주도하는 핵심은 ‘기술의 연결성’에 있다는 게 샬레 CEO의 생각이다. 그는 “소프트웨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핵심 기술 중 일부를 외부에 공개했더니 두 시간 만에 미국 우주항공국(NASA)에서 일했던 엔지니어가 해결책을 주더라”며 “사용자들이 혁신을 함께 창조하는 시대에는 어떻게 협업할지에 대한 고민이 필수”라고 말했다.

한국 기업에 대해서는 “이미 제품을 잘 만들고 있지만 경험을 창조하고 있는지는 미지수”라며 “기업 CTO들이 기술(Technology)에서 더 나아가 변화와 전환(Transformation)을 이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온라인 기반 시대에서는 평균 성능이 우수한 제품군이 아니라 단 하나의 ‘강력한 제품’이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다소시스템은 비행기를 만드는 다소항공의 자회사로 1980년 세워졌다. 현재는 제품을 직접 보지 않고도 다양한 실험과 제작은 물론 사후관리까지 할 수 있는 3차원(3D) 소프트웨어를 제공하는 회사로 거듭났다. 전 세계 17만 개 기업을 고객으로 두고 지난해에만 매출 30억 달러(약 3조1800억원)를 올렸다. CTO클럽 포럼은 한국산업기술진흥협회가 매달 국내 대표 기업들의 CTO들을 초청해 여는 행사로, 특별 연사로 초청돼 강연한 건 샬레 CEO가 처음이다. 이날 행사엔 이현순 두산 부회장, 권오준 포스코 부회장을 비롯한 대기업 CTO와 관계자 30여 명이 참석했다.

조혜경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