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옹기를 보면 조상들의 질박한 삶과 숨결이 만져집니다."
질그릇의 멋에 매료돼 옹기박물관을 세운 유훈종(劉勳鍾.50)씨. 그는 최근 충북 청주시 명암동에 '청주민속옹기박물관'을 열었다.
劉씨의 박물관에는 다양한 옹기 4백여점이 전시돼 있다. 물동이.꿀단지부터 뒤주.벌통.소주고리.국수제조기.다기 등 종류만도 50여가지에 이른다. 劉씨가 지난 15년간 전국을 돌아다니며 발품을 팔아 수집한 것들이다.
그가 옹기의 미학에 흠뻑 빠진 것은 중국을 오가며 무역업을 시작했던 1988년. 어릴 때 고향 장독대에서 보던 옹기의 서민적 모습에 마음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옹기는 결코 뽐냄이나 가식을 찾아볼 수 없는 색감과 질감을 갖고 있으며 투박하면서도 은근한 이미지를 지니고 있습니다. 이런 옹기가 플라스틱 용기에 밀려 사라져가는 게 안타까워 모으기 시작했는데 나중엔 이를 보존해야 한다는 사명감마저 들었습니다."
劉씨는 "앞으로 중국.일본 등에서 만든 옹기도 수집해 국내외에서 비교전시회도 열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안남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