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개천상 받은 교포작가 이회성씨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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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단황소세『다듬이질하는 여인』으로 금년도 아꾸다가와(개천)상을 수상한 재일교포작가 이회성씨 (37) 가 13일 상오 일시 귀국했다.
일본에서 태어나 일본에서 자란 이씨는 모국 방문이 이것이 두 번째. 18년 전인 9세 때 어머니 손에 이끌려 왔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는 막연히『이것이 내 부모의 나라이거니』생각했으나 성장해서 밟은 모국의 땅은 새삼스럽게 피의 교류 같은 것을 전해 주는 듯 싶다』고 이씨는 말했다.
2세 교포로서는 모국어가 몹시 유창한편인 이씨는 우리말 교육은 받은 일이 전혀 없으나 대학재학시절 교포학생들과 사귄적이 우리말을 빨리 습득한 좋은 계기가 됐다고 했다.
「와세다」(조도전) 대학에서「러시아」문학을 전공한 이씨가 정작 소설에 손을 대기 시작한 것은 불과 7년 전.
러시아문학을 공부하면서 「도스트예프스키」「무시키」「고르키」같은 작자들에게 많은 영향을 받앗던 것이 사실이지만 글을 쓰기 시작한 직접적인 동기는 부친의 사망이었던 것 같아요. 부친의 사망으로서 문득 아버지의 생애가 몹시 마음을 아프게 했고 그러한 아버지의 생애를 통해 떨어져 있던 민족의식 같은 것을 되찾아 보고싶은 욕심이 생졌다는 것이다.
약 3년의 습작기간을 거쳐 이씨가 첫작품을 세상에 내놓은 것은 69년. 『또 다시가는 견』이란 소설이었는데 따라서 권위 있는「아꾸다가와」상을 수상한 것은 데뷔 한지 3년 만, 작품으로는 8번째의 작품이다.
조국에 대한 의식이 강한데 비해 너무도 조국을 모르고 있어 쑥스럽다는 이씨는 이번 귀국에서 김옥균을 연구함으로써 한국을 이해하는 본격걱인 계기릍 마련하겠다고 다짐했다.
약 10일간 고국에 머무르면서 관광 문학강연좌담을 가지게 될 이씨는 무엇보다 중요한「스케줄」이 우리나라 작가들 특히 자기와 동년배의 젊은 작가들과 진지한 대화를 나눔으로써 보다 한국을 깊이 이해하고 극히 초보적인 한국문학에의 지식을 쌓는 것이라고 말했다.
10여년 전 결혼한 부인과의 사이에 2남. 『글을 쓰는 일』이외에는 아무 것도 하지 않고 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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