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크 주중 미 대사 불륜 탓 사임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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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0면

게리 로크(사진) 주중 미국대사가 지난 20일 갑자기 사임의사를 밝힌 것은 혼외정사와 관계가 있다는 주장이 나왔다.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인터넷 매체인 둬웨이(多維)는 20일 미국 정가에 정통한 익명의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로크 대사는 혼외정사를 포함한 사생활 문제로 올해 초 오바마 대통령에게 사직서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혼외정사의 주 무대는 베이징(北京)이었지만 상대의 국적이 어딘지, 관계가 대사 부임 후 시작됐는지는 불분명하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미 국무부와 주중 미국대사관 측은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고 있다.

 로크 대사의 가정 문제는 지난 6월 미 캘리포니아주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과정에서도 말이 나왔다. 당시 추이톈카이(崔天凱) 주미 중국대사는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을 수행했으나 로크 대사는 오바마 대통령을 수행하지 않았다. 기자들의 질문에 미국 측 관계자는 “로크 대사는 가정에서 처리해야 할 문제가 있다”고 밝혔다. 공교롭게도 로크 대사의 부인인 대만계 미국인 모나 로크 여사는 그 무렵 교육 문제를 이유로 2남1녀의 자녀를 데리고 미국 시애틀로 돌아갔다.

 로크 대사의 혼외정사가 사실이라면 중국 정보당국에 파악돼 더 이상 대사직 수행이 어렵다는 판단을 했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한편 모나 로크는 리멍(李蒙)이라는 중국 이름을 갖고 있으며 신해혁명을 주도한 쑨원(孫文)의 후손이다. 캘리포니아 주립대 재학 시절인 1986년 미스 화교에 선발될 정도로 미모가 출중했다. 졸업 후 미 NBC 방송기자로 근무하다 로크 대사를 만나 1994년 결혼했다. 로크 대사는 재혼이었다.

베이징=최형규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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