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남에 택일 점장이 성업 중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3면

【로이터 동화 특신】월남전이 다시 가열되고 있는 현재 이 전투의 한가지 서글픈 「아이러니」는 매장 날짜를 택일해 주는 점술업이 갑자기 성업 중이라는 점이다.
적황색 줄로 된 월남기가 덮인 관들의 열은 촛불과 향이 타고 있는 「기아트랑」 군인 묘소 앞에서 최 길일에 매장되기 위해 그날을 기다리고 있다.
점쟁이들한테 택일하지 않고 매장한다면 남은 유족에게 어떤 재앙이나 사망이 뒤따라 올 것을 유족들은 두려워하고 있다.
3주전 월맹군이 비무장 지대를 넘어 공세를 개시한 이래 「사이공」북쪽 몇km 떨어진 이 군인 묘지에는 매일 최소한 50여 개의 관들이 줄지어 들어온다.
싱싱한 혹은 시든 꽃다발이 놓여 있는, 아직 떼도 안 입힌 빨간 진흙 무덤들이 수백 개가 있으며 곡을 하는 유속들의 모습이 여기저기 보인다.
이 새로운 무덤의 수는 월남군이 당하고 있는 인명 피해가 항상 약간 명 전사 혹은 부상이라고 발표하는 공식 발표와는 달리 얼마나 큰지를 입증해 주고 있다.
월남군 사령부는 비무장지대 남쪽 「사이공」북쪽 「룽빈」성 중부 고원지대 전투에서 월맹군 수천명이 사살되었다고 주장하고 있으나 월남군 자체의 정확한 인명 피해는 밝히길 거부하고 있다.
이번 전투가 시작되기 전에는 「사이공」 군인 묘지에 보통 하루 1, 2명씩 매장되어 왔는데 이번 공세 이래로는 「사이공」뿐 아니라 다른 도시들에 있는 군인 묘지들에도 새 무덤들이 극적으로 불어나고 있다.
19세 된 아들을 잃은 한 노인은 군인들이 관 뒤에 흙을 덮고 있는 앞에서 『아비 얼굴이나 한번보고 죽을 것이지…』하고 땅을 치며 울고 있는가 하면 몇m 떨어진 무덤에선 공수 부대 1개 분대가 『받들어 총』자세를 하고 있는 앞에서 한 장교가 전사한 하사에게 무용 훈장을 추서하는 식을 거행하고 있고 한 옆에 앉아 있던 노모는 『바보들, 죽게 만들고 나서 훈장은 주면 무얼 하느냐』고 소리내어 통곡하고 있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