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여성 기성복 수준을 타진해 본 14회 「암스테르담」 의류·직물 전시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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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제14회 「암스테르담」국제 의류 직물 전시회가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4일간 「유럽」 「아시아」 동구 등 2백30개회사 참가리에 성대히 열렸다. 이번 전시회는 여자 기성복에 중점을 두어 1972년 봄·여름·가을·겨울 「모드」의 경향을 보여주는 여자 기성복 「모드」 전시회라는데서 주목을 끌었다.
매년 두 번 열리는 이 전시회에서 이번 것이 최대의 규모의 것이다. 전시상품은 「네덜란드」 상품이 25%, 외국 상품이 47%, 「니트·웨어」가 12%, 내의 6%, 「액세서리」가 5%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다.
이 여자 기성복 전시회는 「플로렌스」 「파리」 여자 기성복 전시회와 더불어 「유럽」 삼대 전시회의 하나로 손꼽힌다.
한국은 처음으로 유일한 국가 단위로 참가, 협진·한일합섬·삼성물산을 비롯 14개 업체가 「유럽」 시장 진출의 「테스트」를 받았다. 「암스테르담」이라면 「파리」나 「로마」에 비해 여자「모드」 유행이 상당히 뒤진 것은 사실이나 직물의 질이나 「디자인」이 점차 「파티」와의 거리를 좁히고 있다는게 크게 주목할 만한 점이었다.
그래서 유행은 크게 걱정하지 않고 참가한 한국 업자들에겐 약간의 실망(?) 마저 주었다. 우리 나라 여자 의류 업체가 「파리」나 「로마」의 높은 수준의 유행과는 경쟁을 포기하고 「암스테르담」 전시회에 참가한 것인데 이곳도 한국의 지금까지의 소재나 「디자인」으로는 진출이 어렵겠다는 판단이 내렸다니 이번 전시회에 참가한 14개 한국 업체가 거의 다 여성복 전문이 아니라는 점으로 미루어 보아도 여성복 진출은 아직도 상당한 시일이 요할 것 같았다.
그러나 참가 업자들은 한결같이 『우리 상품은 소재의 빈곤을 느낀다』 『이곳 상품이 예상보다 고급화되어 있다』고 말하고 이번 전시회 참가로 「유럽」 여자 의류의 성향과 시장조사를 할 수 있은 것은 큰 소득이라고 자위했다. 우리 나라 상품도 지금보다 좀더 고급화하고 계절에 큰 영향이 없는 「아우트·웨어」를 개발하여 「메일·오더」를 한다면 「유럽」 시장 진출이 상당히 가능성이 있다는 결론이 내려졌다.
한국 업체가 처음 참가해서 57만1천「달러」의 계약이 끝난 것은 큰 성공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번 전시회에 한국은 남자 의류를 20%전시했었는데 「유럽」 업자들이 관심을 가진 것은 80%의 여자 의류가 아니라 20%의 남성복이었다. 이상 계약된 액수도 약80%가 남성복인 것이다. 지금 상황이 진행 중인 것만도 98만「달러」, 이중 80%는 주문이 확정적이라고 이해영 「암스테르담」 무역 관장은 장담했다. 따라서 금년 말까지 이번 전시회 참가로 약1백56만「달러」 상당의 한국 의류가 「유럽」에 진출케 되었다.
이외의 큰 소득의 하나는 여자 「블라우스」 「네덜란드」업자들의 요청으로 예상치 않던 여자 「블라우스」(65% 아크릴·5% 면)가 새로 개발되어 내년 봄까지 약3백만「달러」 상당의 양을 주문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상품이 소재면에서나 「디자인」에서 「유럽」 의류에 많이 뒤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유럽」 업자들이 큰 관심을 보이는 이유는 한국 상품이 「유럽」 것에 비해 월등히 싸다는데 있는 것 같다. <암스테르담=장덕상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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