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속버스 폭파 범 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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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지난5일 경북 칠곡군 석적면 경부고속도로상에서 달리던 한진 고속「버스」경기 영6-1137호에 TNT를 장차, 폭파시켰던 범인 지상규(39·무직·서울 영등포구신림동86)가 10일 하오9시30분쯤 경찰에 자수했다. 범인 지는 경찰에서『승객을 죽일 생각은 없었다. 돈이 많은 한진 회사에서 피해보상금을 받기 위해 연극을 꾸몄다』고 진술, 총포화약류 단속법 및 폭력행위 등 처벌에 관한 법률위반 등 혐의로 구속됐다.
지는 지난5일 하오7시쯤 서울 발 대구행 한진 고속「버스」로 2년 전 식품점을 경영할 때 경북 경산 군 경산 읍 사과장수 정인수 씨(42)로부터 사기 당했던 돈 10만원을 받으러 가던 길이었으며 정씨가 약속을 지키지 않을 경우 위협하려고 미리 TNT를 준비했다고 말했다.
지가 사용한 TNT는 그가 63년2 윌 충북 청원군 남흥 광산에서 발파주임으로 있다가 그만 둘 때 몰래 갖고 나온 것으로 당시 TNT 2개, 뇌관 1개, 도화선 15㎝를 훔쳐내「비닐」에 싸서 집 뒷마당에 묻어두었다가 지난 3월1일 꺼내 뇌관과 도화선 장치를 했다는 것이다.「버스」가 종점인 대구에 가까워지면서 지는 사기를 당했던 돈을 찾기보다 한진 측으로부터 피해보상금을 받는 것이 더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맨 뒷자리로 옮긴 지는「버스」가 낙동대교를 건널 때 웃옷 안「포키트」에 넣어두었던 TNT를 꺼내 담뱃불로 점화하고 차장을 불러『이상한 소리가 난다』고 소리를 쳤다.
차내「라디오」소리 때문에 도화선 타는 소리를 못들은 안내양은 차내 방송으로『아무 이상이 없다』고 방송을 했으나 이상한 예감이든 운전사가 차를 세우는 순간 TNT가 폭발됐다.
범행 후 지는 소란을 틈타 뒤따르던 한남고속「버스」편으로 대구까지 갔다. 별로 상처를 입지 않아 피해보상이 어렵다고 생각한지는 6일 하오4시쯤 서울로 가서 영등포구 남석동 무허가 하숙집에서 이틀을 자며 자살을 결심, 8일 상오 집으로『영수와 영미를 부탁한다』는 유서를 우편으로 보내고 9일 밤 흑석동쪽 한강에 투신, 10일 아침 표류 끝에 하류 백사장에 밀려나왔다.
지는 그후 자수하기로 결심, 이 날밤 경찰에 자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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