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턱밑에 포항 … 아차하면 뒤집힌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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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4면

김호곤 울산 감독(左), 황선홍 포항 감독(右)

프로축구 K리그 클래식 우승 경쟁이 울산 현대와 포항 스틸러스의 2파전으로 좁혀졌다. 1위 울산(승점 70·21승7무7패)과 2위 포항(승점 68·19승11무6패)은 승점 2점 차이다. 3위 전북(59점)은 사실상 우승 경쟁에서 탈락했다.

 울산은 승점에서 앞섰을 뿐만 아니라 포항보다 1경기 더 남아 있어 유리하다. 울산은 수원(23일), 부산(27일)을 만난 뒤 다음달 1일 포항과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 수원과 부산을 상대로 2연승을 거두고 일찌감치 우승을 확정 짓는 게 울산으로서는 최상의 시나리오다. 하지만 둘 중 한 경기에서 패할 경우 포항과 치르는 최종전에서 덜미를 잡힐 수도 있다. 거세게 추격하고 있는 포항은 27일 서울과의 경기에서 반드시 승리한 뒤 울산과 치르는 최종전에 사활을 걸어야 한다. 양팀의 승점이 같아진다면 골득실, 다득점, 다승을 따져서 챔피언을 결정한다.

 선수비-후역습. 잔뜩 웅크리고 있다가 허점이 보이면 한 방에 상대를 무너뜨리는 울산 철퇴 축구의 기본 전술이다. 조제 무리뉴 감독이 지휘하는 첼시의 실리 축구와도 일맥상통한다. 김호곤(62) 감독은 “단순하게 이기는 축구를 하겠다”고 선언했고, 실리를 챙기며 우승 고지를 눈앞에 두고 있다. 두 명의 중앙 미드필더 김성환(27), 마쓰다(28)까지 수비에 중점을 두고, 공격은 김신욱(25)·하피냐(26)·한상운(27)·김용태(29) 4명이 책임을 지는 분업이 철저하다. 최후방에서는 김승규(23)가 든든하게 골문을 지킨다. 울산은 스플릿 시스템(상·하위 그룹으로 나눠서 경기) 이후 6경기에서 1골 차로 승리하는 끈끈함을 과시하고 있다.

 최근 4경기 중 3경기에서 역전승을 거둔 포항은 기적 같은 역전 우승 드라마를 꿈꾸고 있다. 외국인 공격수는 없지만 톱니바퀴 같은 조직력을 바탕으로 아기자기한 패스 축구를 펼치며 선전하고 있다.

 강등권에서도 우승 경쟁 못지않은 사투를 벌이고 있다. 경남·강원(이상 승점32)·대구(29점)·대전(28점) 중 하위 2개 팀은 내년 K리그 챌린지로 내려간다. 뒤에서 3위에 해당하는 12위 팀은 K리그 챌린지에서 1위를 차지한 상주 상무와 다음달 홈앤드어웨이로 플레이오프를 치러 K리그 클래식에서 뛸 팀을 가린다.

김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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