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비군의 정예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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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1968년 1·21사태로 자극을 받아 발족을 보게된 우리 나라 예비군제도는 발족이후 4년의 시일이 경과하는 동안 질과 양 양면에 걸쳐서 장족의 발전을 이루었다.
그동안 예비군의 존속이나 조직 및 운영문제를 둘러싸고 여·야간에는 격심한 논쟁을 벌인 일이 몇 번 있었다. 그러나 우리 나라 예비군은 이런 정쟁의 선풍 속에서도 착실히 조직과 운영을 개선하고, 엄격한 훈련을 실시하여 향토방위의 중책을 맡고 나서 공비침투를 막아내는데 있어 많은 업적을 남기게 된 것을 우리는 국민과 더불어 기쁘게 생각한다.
주지하는바 북괴는 전체인민 무장화, 전 국토 요새화, 전군 간부화, 전 장비 현대화 등 이른바 「4대 군사노선」을 추구하면서 근 l0년을 두고 전쟁준비에 광분해 왔었다. 북괴는 미·중공 화해접근 경향으로 말미암아 국제정세에 해빙의 징조가 현저히 나타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남침의 야욕을 조금도 버리지 않고 있다.
북괴는 남침의 의도를 교묘히 은폐하기 위해서 이른바 『평화통일 8개항 제안』이라는 것을 되풀이 선전하고, 또 서방진영국가 및 일본 등에 대해서는 미소정책을 가지고 해빙을 시도하고 있다. 그렇지만 그들이 과거 어느 때보다도 전쟁태세 확립에 주력하고 있다는 것은 소련이나 중공으로부터 최신형 무기와 장비의 도입을 서두르고, 또 DMZ안에 불법적으로 진지를 구축하여 병력과 무기를 투입 배치하고 있는 것만으로도 알 수 있다.
우리가 북괴의 군사력증강에 관해서 특히 주목치 않을 수 없는 것은 북괴가 현재 「게릴라」부대를 6만명이나 조직적으로 훈련시키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마도 북괴는 결정적인 시기가 오면 「게릴라」부대를 『동시·다수형』으로 침투시켜 남한을 걷잡을 수 없는 혼란상태에 빠뜨리게 하고 나서, 정규병력을 가지고 대기습작전이나 전면남침작전을 감행케 하려는 것이 아닌가고 추측된다.
북괴의 군사력증강이나 그 예상되는 대남 작전의 전략전술이 이런 것이라면, 오늘날 한국에 있어서 예비군의 존재야말로 정규군의 존재에 못지 않게 중요한 것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예비군의 존재와 활동이 적의 「게릴라」침투를 막는데 매우 효과적이라는 것은 우리가 무장공비소탕전을 통해서 이미 여러 차례 경험한 바이지만, 앞으로 후방의 안전을 확보하고, 적의 어떤 종류의 침투도 이를 봉쇄하여 철통같은 안보태세를 확립하기 위해서는 향토방위에 임하는 예비군의 자질을 계속해서 향상시키고 그 무장을 강화하여 정규병력에 준하는 실력을 갖추게 해야할 것이다.
싸우면서 일하는 것을 「모토」로 삼는 향토예비군은 지금 전국 방방곡곡에 지역단위, 또는 직장단위로 조직되어 국가방위의 중요한 일익을 담당하고 있지만, 생산과 군복무를 양립시키기 위해서는 조직·훈련 기타 운영면에서 가일층 합리화를 기해 나아갈 필요가 있다.
그 방법이 무엇인가? 모범적인 예비군부대로 성장되어 국가로부터 표창 받고, 국민으로부터 추앙 받는 부대의 경험과 교훈을 본 받아 모든 예비군부대가 정예화·능률화를 위한 경쟁을 벌이는 것이 아마도 짧은 시일 안에 예비군의 역량을 비약적으로 강화시키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 아닌 가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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