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마을」, 소득 증대로 연결토록|박 대통령, 청도군 운문면 방음동 마을 시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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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새마을 운동의 성과는 한두달 내에 나오는 것이 아니다. 적어도 1년은 해야 첫번째 성과가 나오는 것이니 어렵더라도 참고 견디면서 꾸준히 이 운동을 해나가야 한다.』
박정희 대통령은 24일 하오 경북 청도군 운문면 방음동의 「새마을 운동」 현장을 돌아보면서 이렇게 말했다.
박 대통령은 교육자 대회가 끝난뒤 「헬리콥터」편으로 이곳에 도착한 것.
마을 가운데를 흐르고 있는 둑이 깨끗이 돌로 다듬어져 있고 울창한 상록수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공중에서 보아도 새로운 움직임을 역력히 느끼게 하는 모습이었다.
『군대 생활에서 얻은 수범 정신이 새마을 운동에 앞장서게 한 것 같습니다』
마을 사람들과 같이 길 넓히기 일을 하다 박 대통령을 맞은 이 마을 지도자 홍영기씨 (47·예비역 중위)는 『심지어는 막걸리 대접까지 해가며 마을 사람들을 이 운동에 참여시켰다』고 시작 당시의 주민 설득 문제 등 어려웠던 일을 털어놓았다.
새마을 운동에 대한 박 대통령의 관심의 초점은 주민의 소득 증대와 어떻게 관련지어 나가느냐는 것.
과수원과 누에치기 등이 이 마을의 주 소득원이란 말을 들은 박 대통령은 『이 마을은 잠업·과수원을 더욱 확대시키는 방향에서 운동을 해나가야 한다. 주민의 소득 증대와 직결되는 사업이 진짜 새마을 운동』이라고 말하면서 『막연한 자조·자립·협동이 아니라 무엇에 대해 어떻게 하느냐는 방향 설정이 중요하다』고 힘주었다.
▲박 대통령=이 마을이 앞으로 하고 싶은 일은 무엇인가?
▲홍씨=저 냇물 주변 황무지를 개간하고 싶습니다. 농토로도 쓸 수 있고 과수원도 될 것입니다.
▲박 대통령=그러면 농협 자금을 융자해 주겠다.
▲홍씨=고맙습니다. 그러나 그냥 도움을 받을 생각은 없읍니다. 개간해서 소득이 나오면 돈을 갚겠읍니다.
박 대통령은 고개를 끄덕이면서 『그런 정신이 바로 새마을 정신』이라고 칭찬, 『이 마을은 새마을 운동이 잘 되어 있으니 농협 융자금에 대한 이자는 내가 물어주겠다』고 약속했다.
박 대통령은 홍씨의 안내로 약 1시간에 걸쳐 마을 사람들이 사는 형편을 일일이 살펴보고 일하다 나온 마을 사람들을 격려했다.
처음으로 대통령을 맞아 축제 기분에 들뜬 방음동 사람들에게 박 대통령은 『곧 농번기가 닥치니 간이 상수도 등 새마을 가꾸기 사업을 빨리 끝내고 농사 준비를 서두르라』고 말했다. <청도=이억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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