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문제로 새 논쟁거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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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닉슨」대통령은 북경에서 대만을 팔아 넘겼다는 비난에 대해 스스로 변호해야 할 입장에 있는 듯 하다. 그에 대한 비난의 근거는 대만 주둔 미군과 군사시설을 대만에서 모두 철수하겠다고 말하면서 방위조약의 이행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은 공동성명에 있다.
과연 대만문제를 내정문제로 보고 자국의 영토로 생각하는 중공정권의 군사공격에 대해 미국이 방어하겠다고 쐐기를 박는 공동성명에 주은내가 서명했을까? 물론 그렇지는 않았을 것이다.
「키신저」보좌관은 상해의 기자회견에서『「닉슨」대통령이 외교 교서에서 대만과의 방위조약을 유지할 것이라고 한 내용에 대한 미국의 기본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북경과의 관계를 개선하는 동시에 대만의 방위조약을 준수한다는 미국입장이 이율 배반적이긴 하나 중공은 대소관계에서 야기되는 그들 자체의 이유로서 그러한 이율 배반을 적어도 잠정으로 묵인할 용의를 가지고 있는 것이다.「닉슨」은『중국은 오직 하나이며 대만은 중국의 일부이다』고 최종적으로 인정함으로써「닉슨」은 국부정권을 뿌리째 뒤흔들었다.
그러나 이는 중공은 물론 대만에 대해 논쟁거리를 마련해 주었다. 논리적으로 따진다면 미국은 언젠가는 중국의 유일한 합법정부를 자처하는 양측 주장 중 어느 하나를 승인해야 한다. 그러나 정치현실로서 따진다면 적어도 현재로서는「결정의 유예」즉 타협을 해야 되는데「닉슨」은 바로 이 타협의 입장을 취해야 했던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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