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결단계 들어선 영 탄광 파업 6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런던=뱍중희특파원】영국의 석유노조파업으로 인한 영국의 산업위기는 영국 경제이 전면적인 파탄을 초래할는지도 모른다는 우려를 자아내는 가운데 19일 타결의 실마리가 풀려가고 있다. 이번 노조파업이 앞으로 약1주일 더 계속된다면 거의 대부분의 주요 산업 기관들은 동력원의 고갈로 조업을 중지해야할 판국에 이를 것으로 우려되었던 것이다.
만일 이런 극한상태가 야기되었을 경우 그것이 초래할 사회·정치적 파동이 상상이장으로 심각하리라는 것은 말할 나위도 없다.
이러한 위기의식의 중압아래 그동안 위기의 타개책을 모색해온 소위 월버포스 조정위원회는 18일 임금인상에 관한 노조측 인상요구의 90%이상을 수락하라는 대 정부건의를 발표, 해결에 일말의 가능성을 비쳐 주었다.
그러다가 조정위의 20%임금인상안을 노조간부들이 수락함으로써 40일간의 파업은 일단 종식됐다. 파업재개 여부는 28만 조합원의 비밀가부투표에 의해 좌우되겠으나 조합원들의 태도는 간부들이 결정에 따를 것으로 보여지고 있다. 이곳 노조관계 소식통들은 국영기업체인 석탄공사를 관할하는 정부당국과 노조간의 거리는 월버포스 건의를 중심으로 좁혀 진 것으로 보고 있다. 그것은 지금까지 인플레이션을 억제한다는 명목으로 8%이상의 임금인상을 완강히 거부해온 정부의 강경정책의 결정적인 후퇴를 의미한다.
월버포스 위원회는 한때 근 25%인상을 건의했었다.
사실 구체적인 협상경과도 문제려니와 이곳 사람들의 위기의식을 부채질했던 것은 보수당정부와 노조간의 상호 적대적인 대결이 일부에서 말하는 소위 『한 국가 안의 두 개의 국민』의 적대적 긴장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었다는 것이다.
야당인 노동당의 대 정부공격도 보수당 정부의 지나친 반노조 강경책과 소위 자유시장 경제이 지난친 방임이 노사간의 모순을 필요 이상으로 격화시키고 있다는데 집중했었다.
따라서 노동당은 지금까지 악순환을 거듭하는 물가와 임금간의 무질서한 상호자극을 통제하기 위한 정부와 노사간의 긴급 타협과 이러한 통제의 제도적 뒷받침으로서 소득과 물가를 정부가 통제할 수 있는 물가·임금 통제의 입법화를 요구하고 있다.
그것은 반드시 노동당에 대한 굴복이라고는 보지 않더라도 보수당정부로서는 결국 이제까지 꺼려온 도그마적 입장을 수정, 닉슨의 8·15경제정책에서도 엿보였던 방향전환을 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게 이곳 전문가들의 견해이다.
실상 현재 실직자의 수효가 3백만명 선에 다다르고 있고 이로 인한 사회불안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이것이 점화되는 경우 지극히 우려할만한 사태가 혹시 일어날는지도 모른다는 점에서 히드정부가 현재 가지고 있는 여우란 것은 극히 제한돼 있다고 할 것이다.
지금 노동당이 요구하고 있는 내각청사진에 보수당이 응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
그러나 보수당 정부의 강경정책도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이고 보면 파업은 일단 종식되어도 그동안의 사태로 인한 후유증 문제는 히드 정권을 도 다시 위협하고 있다.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