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술] 사진작가 김재경씨 개인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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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7면

첫 눈에 붉은 사막(사진)이다. 수평선에서 지평선으로 바뀐 선 하나가 하늘과 땅을 가른다.

추상화처럼 보이는 이 풍경은 사진작가 김재경(45)씨가 2000년부터 경기도 화성시 궁평리와 매향리 사이의 방조제 공사 현장을 지키며 찍은 사진이다.

시화지구를 개발모델로 한 화옹지구 간척사업은 시민환경단체들의 항의를 받았지만 지난해 3월 물막이 공사를 끝으로 생명의 개펄에서 죽음의 사막으로 가는 장례식을 치렀다.

김씨는 모든 것이 고갈돼 버린 그 땅을 냉정하게 찍었다. 환경보호니 녹색주의니 하는 구호와 울분을 한 칼에 처버리는 엄정한 객관적 기록사진을 내놓았다.

작가는 인간만을 위한 개발논리의 모순을 초연하기에 더 서늘한 사진으로 반성하게 만든다. 8일~4월 19일 서울 방이동 한미갤러리. 02-418-13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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