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학평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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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장윤익씨의 『자의식문학과 난해의 한계성』을 새해평론 당선작으로 뽑아내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한다.
이상처럼 비평작업의 초점이 되어온 작가도 드물다. 그것은 그의 문학이 엄청나게 「에니그마」적 요소를 담고있기 때문이기도 하다.
이런 「에니그마」를 지금까지 여러 사람이 여러 각도에서 파헤쳐 나가려 했다. 이번 당선 작품은 이상을 정신분석학적 각도에서 분석했다. 물론 지금까지 비슷한 시도가 없던 것은 아니다. 그러나 그 거의 모두가 정신분석학적 용어의 차용이거나 상식적 지식의 선을 넘지 못했었다.
이 작품은 상당히 전문적인 지식에 바탕을 두고 있다. 또한 어느 기정견해들에도 겁먹지 않은 자세가 높이 평가된다. 박두진을 다룬 『신의 변모』『경험의 현화시법적 전개』 등 비슷한 수준작품들 중에서 이것을 뽑은 이유의 하나도 여기에 있다.
그러나 문학비평가는 단순한 논리학자도 아니다. 병리학만으로는 작가가 어떤 환자이며 무슨 병세아래서 무슨 작품이 나왔느냐는 것 이상이 밝혀지지도 않는다. 이분이 앞으로 얼마나 뻗어가려는지도 바로 이런 문제와 관련되어 있는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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