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꾸준한 성장호르몬 관리로 ‘꽃보다 할배’ 따라잡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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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붐클리닉 신용주 원장

대한민국은 지금 꽃보다 할배 열풍이다. 가방 하나를 달랑 둘러메고 젊은 20대들의 전유물이었던 배낭여행에 도전하는 평균 연령 76세 노배우들의 모습은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많은 사람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다. 동시에 노배우들이 보여준 잘 준비된 노후의 여유로움은 많은 중년들에게 유쾌한 자극이 되었다.

‘꽃보다 할배’ 프로그램을 한 번이라도 시청해본 중년이라면 한 번쯤은 ‘은퇴 후에 나도 배낭여행을 떠나볼까’하는 생각을 했겠지만, 여전히 삶의 최전방에서 치열한 생존 전투를 벌이고 있는 우리나라 대부분의 중년에게 유럽 배낭여행은 TV 속의 이야기일 뿐, 아직은 나의 노후 대책 마련보다는 가족을 위해 할 일이 더 많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100세 시대를 눈앞에 두고 있는 지금, 중년의 올바른 건강 관리는 자녀의 결혼 비용 마련보다 더 중요한 것으로, 더 이상 미뤄서는 안 된다. 많은 중년들이 건강 관리를 어렵고 귀찮은 걸로 알고 있지만, 건강 관리는 그리 어려운 것이 아니다. 작은 것이라도 먼저 실천하는 것이 중요하다. 규칙적인 생활습관, 건강한 식습관, 그리고 긍정적인 사고 방식을 가지는 것만으로도 중년의 건강 관리에 큰 도움이 된다.

더불어 최근 중년들 사이에서 건강 관리의 화두로 떠오르는 것이 있다. 바로 성장호르몬이다. 청소년의 성장에 도움을 주는 성장호르몬이 중년의 건강과 어떤 연관이 있을까 싶겠지만, 사실 성장호르몬은 중년의 건강에 매우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성장호르몬은 일생동안 계속 분비되는 것으로, 성장기 어린이에게는 근육과 뼈 성장에 관여하고, 이때 분비량은 최고조에 이른다. 그리고 성장이 완전 끝난 20대까지 꾸준한 분비량의 증가를 보이다가, 보통 40대를 넘어가면서 성장호르몬의 분비량은 서서히 감소하기 시작한다. 그리고 60대에 이르면 20대의 50% 이하로, 70대에는 20% 이하로 감소하게 된다.

이러한 성장호르몬의 감소는 복부지방의 증가, 팔다리 근육의 감소, 피부 두께의 감소, 골밀도 감소 등의 신체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 또한, 기억력 감소, 우울감 증대 등 중년의 정신 건강에도 안 좋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자연스러운 노화의 과정으로 보일 수도 있겠지만, 성장호르몬의 분비량을 유지하는 것만으로도 이러한 노화 현상을 예방할 수 있다.

사실 성장호르몬 보충에 대해서는 많이 알려지지 않았지만, 중년에게 성장호르몬의 보충은 복부지방 감소, 비만 개선, 근육량의 증가, 운동능력 향상, 골밀도 증가, 활력 증가, 기억력 향상에 효과적인 것으로 여러 연구 결과를 통해 입증되었다. 현재 성장호르몬의 보충은 주사로만 가능한데, 기억해야 할 것은 단기간에 큰 효과를 기대하는 것보다는 장기적인 관점으로 6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했을 때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국내에는 일일제형과 일주일에 한 번만 투여하는 두 가지 종류가 출시되어 있는데, 최근에는 매일 맞아야 하는 불편함을 개선해 지속적인 치료에 도움이 되는 주 1회 제형을 많이 찾고 있다.

공부와 마찬가지로 건강 관리에도 왕도는 없다고 한다. 하지만 자신의 건강에 보다 많은 관심을 가지고 올바른 생활 습관을 가지도록 노력했을 때, 꽃보다 화려하고 아름답게 활짝 핀 건강한 나의 노후를 맞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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