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비스, 3년만에 PO행

중앙일보

입력

옵션은 단순했다.프로농구 모비스 오토몬스가 5일 삼성 썬더스와의 울산 홈경기에서 이기거나 SBS 스타즈가 코리아텐더 푸르미와의 여수 원정경기에서 지면 모비스가 최소한 정규리그 6위를 확정,플레이오프에 진출하게 돼 있었다.

좋은 일은 함께 이뤄지지 않았다.삼성에 96-1백으로 져서 축포를 터뜨리지 못했다.대신 SBS가 코리아텐더에 84-97로 패해 티켓을 넘겨받았다.모비스는 25승27패,SBS는 22승30패.모비스의 플레이오프 진출은 1999~2000시즌 이후 3년,SBS의 탈락은 1998~1999시즌 이후 4년만이다.

이로써 6강 플레이오프는 동양 오리온스.LG 세이커스.TG 엑써스.삼성.코리아텐더.모비스의 각축으로 압축됐다.

최희암감독은 플레이오프 진출을 가름하는 중요한 경기에 뜻밖에도 노장 선수들을 대거 기용했다.2000~2001시즌 삼성 우승의 조연을 맡았던 골밑 플레이어 이창수와 같은 시즌 LG를 결승 고지까지 끌어올린 포인트 가드 오성식을 스타팅으로 기용한 것이다.5분이 지나자 정인교까지 투입했다.

출장 기회에 목말랐던 노장들은 젊은 후배들보다 용감하게 몸을 던졌다.특히 수비에서 삼성 선수들을 괴롭혔다.이창수는 뜻밖에도 전반에만 4개의 리바운드를 끌어내려 아이지아 빅터와 함께 골밑을 잘 지켰다.그 결과 모비스는 리바운드 수 19-14로 삼성을 앞섰고 1쿼터 31-27,전반 52-49로 리드했다.

모비스의 발목을 묶은 것은 분위기 파악을 전혀 못하는 외국인 선수였다.전반 25득점하며 펄펄 난 빅터가 후반에도 전반의 골맛을 못 잊고 무리한 공격을 일삼다가 게임도 망치고 파울까지 남발해 고춧가루를 끼얹었다.83-89로 뒤진 가운데 빅터가 5반칙으로 물러나는 장면이 미묘했다.

빅터가 물러나자 오히려 모비스의 패스 흐름이 좋아졌다.우지원.정훈이 슛을 집중,서장훈과 스테판 브래포드의 골밑 공격으로 버티는 삼성을 밀어 붙였다.종료 2분 전엔 91-93까지 좁혔다.그러나 아비 스토리에 두점을 빼앗겨 91-95로 처지는 장면에서 모비스의 끈기도 바닥났다.

한편 동양은 전주에서 KCC 이지스를 99-97로 제압하고 36승16패를 기록,다시 한번 LG와 공동 선두를 이뤘다.동양의 마르커스 힉스는 28득점.11리바운드.11어시스트로 자신의 올시즌 네번째 트리플 더블을 작성했다.자신의 올시즌 네번째 대기록이다.

허진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