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통방식 고추장·된장, 유정란 등 건강한 먹거리만 담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02면

한솔영농조합의 조형식(맨 왼쪽) 이사와 조명식(왼쪽에서 두번째) 대표가 도시 소비자 회원들에게 보낼 농산물 꾸러미를 보여 주고 있다. 프리랜서 오종찬

“4명으로 시작했는데 2년 만에 362명이 됐습니다. 특별한 마케팅을 안 하고, 먼저 이용해 본 사람이 이웃이나 친지 등에게 권유하면서 회원이 늘어난 겁니다.”

전남 순천시 주암면 한솔영농조합법인의 조형식(51) 이사는 “꾸러미를 받아 본 사람 대부분이 회원으로 가입해 계속 애용, 장기 고객이 많다”고 덧붙였다.

도시-농촌 직거래의 새 유형으로 급증하는 농산물 꾸러미들 가운데서도 한솔의 ‘알콩달콩’ 꾸러미가 남다르다. 품목 구성이 차별적이면서 다양하고, 완전히 소비자 중심이다.

농산물 꾸러미는 종합세트라고 하지만 채소·과일 위주가 많다. 때문에 배송받은 뒤 시일이 지나 신선도가 떨어지고 다 먹지 못한 채 버려지는 물량이 적지 않다. 회원들 사이에서 “풀만 먹으라는 것이냐. 우리가 염소냐”라는 불만이 나오곤 한다.

‘알콩달콩’의 주요 품목은 전통방식으로 빚거나 기른 고추장·된장·간장·두부·콩나물과 자연 방사한 닭이 낳은 유정란, 친환경 쌀로 만든 떡국·떡볶이용 떡. 거의 모두가 가공 또는 반(半) 가공한 것이라서 간편하게 식탁에 올릴 수 있다.

또 냉장 보관하면 오래 두고 먹을 수 있어 버려지는 게 없다. 우리 콩 청국장 가루와 제주 감귤 등을 섞어 구운 마들렌 빵과 카놀라유로 튀기고 유기농 생강가루를 첨가해 맛이 깔끔한 두부 비지 스낵 같은 간식거리도 넣어 준다. 화학첨가물을 전혀 안 넣고 우리 콩을 갈아 만든 두유는 특히 인기를 끌고 있다. 매월 곁들이는 계절 품목 또한 미니 단호박, 감자·고구마처럼 저장성이 있는 것들이다.

“안전하고 건강한 먹거리들이라는 걸 저희 집안의 명예를 걸고 보증합니다.” “두부·장류·두유 등은 100% 국산 콩을 가지고 조상 대대로 내려온 방식으로 직접 만듭니다.” 양주 조씨 충헌공파 24세 종손인 조명식(56) 한솔 대표와 종부인 양정임(54)씨의 이야기다.

조 대표는 “웬만한 품목은 자체 가공 시설을 갖춰 꾸러미를 가격에 비해 훨씬 알차게 구성할 수 있다”고 말했다. 한솔은 순천지역 유치원·학교 200여 곳에 급식 재료를 공급하고 있다. 농림수산식품부 전통식품품질인증과 전라남도지사 품질인증을 받은 회사로 지난해 매출이 약 15억원이다.

내용이 알찬 ‘알콩달콩 꾸러미’ 품목들.

대부분의 농산물 꾸러미는 공급자가 편하게 특정한 날짜를 정해 택배를 보낸다. 품목 메뉴나 가격 또한 공급자가 주도한다. 그러나 한솔은 그 날 물량이 단 한 상자이더라도 도시 회원이 원하는 날에 보내준다. 발송 한 주 전에 구성 품목을 휴대전화 문자 메시지로 보내 주면, 회원은 자기가 원하지 않은 것을 빼고 필요한 것을 추가해 달라고 요구한다.

1회 기본 가격은 4만원(택배요금 포함)이며, 정기 회원은 5%(2000원)를 할인해 준다. 또 다른 꾸러미들과 달리 물건을 받은 뒤 돈을 지불하고 반송도 가능하다.

문의 061-754-4938, 010-7116-2021

이해석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