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가동향과 외환보유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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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2면

6일 경제기획원에서 있었던 10월중 경제동향 보고는 작년 우리 경제동태에서 두드러지게 나타나기 시작한 몇 가지 문제점들을 지수상으로 드러내고 있다.
10월중 물가에 있어 전국도지와 수입상품 시세가 속등하고 있는 반면, 서울 소비자물가 지수는 반락하고 있으며 9월 중 산업 생산이 둔화되었고. 외환보유고가 계속 감소하여 연말유지목표를 크게 하락, 10월 말 현재 5억3천만「달러」를 기록한 것으로 보고 됐다는 것이다.
특히 도내물가의 상승과 소비자물가의 반락은 종래의 물가 「패턴」이 뒤바뀐 현상으로서 주목하지 않을 수 없다. 도매물가상승의 요인은 6·28 환율 인상에 따를 원가제고 압력이 현대화함으로써 주요공산품값이 오른데 있다고 보겠으며, 소비자물가의 반락은 일부 식료품값의 하락이 반영된 것이 명백하다 할 것이다. 그러나 이 두 가지 물가지수가 단적으로 의미하는 것은 자본재 및 공산품가격의 계속적인 압력가중과 유통 및 소비면의 불황경향이 매우 대조적으로 부각된 현상으로 파견돼야 할 것이라는 것이다.
공산품 가격의 계속적인 상승경향을 환율인상의 충격과 석유류값 등의 인상, 「달러」 방위조치 등 대내외 여건 변동 등 제요인이 누적적으로 작용하고 있는 것으로 본다면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도 상당히 장기화 지속될 공산이 크다고 봐야할 것이다.
또한 소비자물가 동향이 상대적으로 안정세를 보이고 있는 ,현상자체가 과연 전반적인 물가 동태면의 건전성을 뜻하는 것이냐는 매우 의문시되는 점이 있을 뿐만 아니라, 이른바「불황 속의 물가고」현상이 기조적으로 심화하고 있는 징조가 아닌가하는 우려를 짙게 하는 바라 할 것이다.
이러한 관측을 뒷받침하는 징표로서는 우선 외환보유고의 격감추세를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외환보유고의 증감은 변동요인에 따라, 일시적인 현상일수도 있는 것이지만, 지난 수개월간의 추세는 본질적으로 환율인상의 효과가 국내 「인플레」 압력으로 상설된 배경 속에서 무역수지의 불균형이 더욱 심화되고 있음을 의미하는 것으로 보아야할 것이다. 사태를 이와 같이 볼 때, 이는 결코 일시적인 현상으로 낙관할 수 없는 상황이라 할 것이며 이러한 외환사정의 악화가 통화·신용면에 주름살을 끼치고 ,있음으로써 기업활동의 침체와 자금난을 격화시키고 있음을 외면하지 말아야할 것이다.
10월중 경제동향가운데 산업생산의 둔화는 일반적으로 상승기에 들어선 계절변동 추세로 볼 때 자금난과 수요감퇴 등을 반영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여지는 것이다. 최근 동향은 이 같은 논리에서 간단할 때 당면한 우리 경제가 국제적인 「인플레」 앙진의 물결 속에서 대내안정의 기조를 회복하지 못한 채 그간 단행했던 환율의 인상, 주요상품 「코스트」의 현대화 등 대응조치가 그 실력을 거의 거두지 못한 혼미상태를 계속하고 있음을 드러내는 것이라 하겠으며, 또 하나의 새로운 시련으로서 물가고 속의 불황이 마침내 생산활동의 둔화로 연결되는 국면에 들어선 것이 아닌가 하는 우려조차 자아내게 한다고 할 것이다.
정책당국으로서는 이러한 제지표가 시사하는바 문제의 본질을 냉철하게 평가하여 강력한 수입억제를 통한 국제수지개선의 노력과 생산활동의 위축을 회피하면서 물가기조의 안정을 유지할 종합정책의 확립을 서둘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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